24일 오후 3시 4대강 사업 낙동강 33공구 상주보. 낙동강 우안 쪽 콘크리트 고정보 벽면 50여m에 걸쳐 물이 새어나와 수십 군데가 얼룩져 있었다. 높이 11m인 보의 7∼8m 부근에서 작업 인부 4명이 보트와 사다리를 이용해 물이 새어나온 벽면에 드릴로 구멍을 뚫고 발포우레탄을 주입하는 보강공사를 하고 있었다. 보수공사를 마친 몇몇 부분에서는 여전히 물이 새어나와 노란 우레탄과 뒤엉켜 번져 있었다. 주변 제방에서도 물이 새어 흘렀다. 물이 지나는 자리에 누런 이끼가 끼어 있었다.
이달 16일 개방행사를 앞두고 물을 채우는 과정에서 수압이 높아져 보 벽면에 물이 새 보수공사를 벌이고 있는 상주보(본지 24일자 5면 보도)에 누수 현상이 빚어진 것은 콘크리트 타설 방식의 문제점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콘크리트 타설 당시 한꺼번에 부어 양생하는 일체식이 아니라 여러 차례 나눠서 공사를 벌이는 분할 타설 때문에 벽면 틈이 커져 누수 현상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 보수공사를 벌이고 있는 상주보뿐만 아니라 분할 타설 방식으로 공사를 벌인 다른 4대강 보 전체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현장을 둘러본 경북대 토목공학과 이영재 교수는 "상주보는 수압을 많이 받는 구조물인데도 콘크리트를 한 번에 부어 양생하는 일체식이 아니라 7회로 나눠 1.5∼2m씩 나눠 분할 타설한 것이 물이 새는 원인이다"며 "이미 지어진 콘크리트와 철근에 대한 근본적인 보강이 불가능,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분할 타설된 틈이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콘크리트와 철근 등이 제대로 쓰였는지 분석하는 '3차원 구조해석' 기법 등을 이용해 상주보와 같은 공법으로 지어진 다른 4대강 보를 정밀 진단해 안전관리와 보완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기자와 함께 현장에 간 또 다른 전문가는 "분할 타설 공법이 일체식보다 공사비가 40% 정도 저렴하고 양생할 때 필요한 구조물이 훨씬 작고 단순하기 때문에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며 "이런 이유로 전국의 보 공사에서 관행적으로 분할 타설 공법이 이용돼 왔고 4대강 역시 공사비와 공사기간을 무리하게 줄이기 위해 분할 타설을 고수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은 "동절기 동안 물이 얼고 녹거나 장마철에 비가 많이 내려 물살이 세지면 콘크리트 틈과 균열이 더 넓어질 우려가 있다"며 "비슷한 건설과정을 거친 다른 4대강 보들과 제방 등 전체 구조물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낙동강 33공구 김진오 감리단장은 "콘크리트는 굳으면서 열이 나기 때문에 4대강 보처럼 타설량이 많은 경우 이를 식힐 쿨링 시스템을 갖추기 어려워 통상적으로 분할 타설 공법을 쓴다"고 밝혔다.
그는 "물을 가두면 수압이 높아져 콘크리트 이음 부위에서 물이 스며 나올 수는 있지만, 그것이 구조적인 안전성에 문제를 주는 것은 아니다"며 "한국시설안전공단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이 정밀 안전진단을 해 올해 안에 방수 공법을 확정하면 본격적인 보수에 나설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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