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동영상. '렉카 시내 사고 출동'이란 제목이 붙은 동영상은 유턴을 시작으로 신호위반, 과속, 중앙선 침범 등의 교통법규 위반 장면이 4분 30초간 이어진다. 대구 남구 도로 일대를 휘저은 차량 블랙박스 영상인 것. 차량은 도로를 달리는 다른 차량들을 이리저리 피해 다니며 끼어들기를 일삼는다. 중앙선을 수시로 넘어가며 역주행하다 맞은편 차량과 충돌할 뻔한 아찔한 장면도 여러 차례 연출. 광란의 질주 끝에 교통사고 현장에 도착하는 것으로 동영상은 마무리된다.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동영상이 빌미가 돼 처벌받게 된 운전자가 화제다. 동영상을 올린 주인공은 사고 차량을 견인하는 '렉카'차 운전기사 최 모(29) 씨. 그는 올 9월 20일쯤 자신이 회원으로 있던 인터넷 카페 상에 동영상을 올렸다. 동영상은 7월 2일 오전 대구 남구 신천대로 중동교 부근 한 대형마트 앞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까지 이동(약 4㎞)하는 장면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녹화분.
최 씨가 카페 회원들과 공유하고자 올렸던 동영상은 23일 이 카페 다른 회원에 의해 한 포털사이트에 게재되면서 논란이 됐다.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이 게임 화면을 방불케 한다며 '난폭 운전의 극치'라고 비난했기 때문. 영상을 퍼 나른 한 네티즌은 "운전학원은 어디서 다녔을까? 무식한 운전의 종결자"라고 비판했다. 다른 네티즌들도 "환각 상태서 운전하는구만", "렉카차 질주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어이가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결국 최 씨는 동영상을 토대로 추적에 나선 경찰에 의해 범칙금 및 벌점을 부과받아 면허가 취소됐다. 기존에 있던 벌점 20점에 영상을 토대로 한 법규위반 행위(중앙선 침범 4회, 신호 위반 1회)가 적발돼 벌점 135점이 추가된 것. 이와 함께 35만원의 과태료도 물게 됐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1년에 121점이면 면허가 취소돼 1년간 운전할 수 없다.
최 씨는 경찰조사에서 "사고 현장에 빨리 도착해야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무리했던 것"이라며 "안전 운전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기 위해 인터넷 카페에 올린 글이 이런 결과를 가져올 줄 몰랐다"고 했다.
남부경찰서 한 관계자는 "블랙박스 영상을 토대로 과거 사건을 조회해 당시 운전자를 파악할 수 있었다. 최 씨가 일종의 영웅심리에서 동영상을 올린 것 같다"고 말했다.
백경열기자 b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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