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시장의 신규 입주 물량이 급감하고 있다.
2007년 이후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분양 물량이 줄어든 탓으로 올해 5천 가구를 비롯해 2012년에는 4천여 가구로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입주 물량이 줄면서 2만 가구에 이르던 미분양이 8천여 가구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중소형은 미분양 물량이 거의 소진된 상태"라며 "수급 불균형에 따라 일부 중소형 단지는 입주 시기에 수천만원의 프리미엄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대구에서 2개뿐인 입주 단지
지난 9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달서구 진천역 계룡리슈빌 단지.
지난 2007년 6월 분양에 들어간 이 단지는 한때 월배 지역 내에서 최고의 악성 단지 중 하나로 꼽혔다. 지하철 역세권에다 주변에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있고 학군까지 양호하지만 2006년 월배 지역에 쏟아진 분양 물량에다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분양 3년이 지나도록 계약률이 10%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 단지는 올 들어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변신했다.
현재 계약률이 90%에 이르고 100% 계약이 끝난 전용면적 84㎡(33평)는 최고 3천만원에 이르는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시공사에서 평당 800만~900만원이던 분양 가격을 600만원대로 내려 재분양에 나선데다 대구 주택시장이 살아나면서 계약률이 급증한 것.
계룡건설 관계자는 "입주가 시작된 지 한 달 정도가 지났지만 계약자 입주율이 95%에 이르고 있다"며 "5월 이후 30평형대 프리미엄이 꾸준히 높아지면서 40, 50평형대 계약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도시공사가 지난 2009년 7월에 분양한 달성군 다사읍 죽곡 청아람 1단지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지하철 역세권 지역에다 전용면적 85㎡(33평) 기준 분양가격이 2억100만원대로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분양 당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탓에 초기 계약률이 10%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겨울부터 계약자가 조금씩 늘기 시작하더니 5월이 지나면서 미분양이 거의 사라졌고 이제는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입주가 시작되면서 프리미엄이 최고 3천만원까지 붙었다"며 "내년 입주 예정인 주변 단지 미분양도 빠른 속도로 계약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진천역 계룡리슈빌 단지와 죽곡 청아람 단지는 지역에서 개설된 인터넷 부동산 투자자 카페에서도 관심의 대상이다.
카페마다 향후 단지 가격 전망과 주변 단지와의 비교 등 수십 개의 댓글이 달려 있다. 이들 두 단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올 하반기 대구 지역 내 유일한 입주 단지이기 때문이다.
▶2012년 입주 물량 4천여 가구
내년 대구 지역 신규 입주 아파트 단지는 200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2012년 입주 예정 단지는 8곳, 4천94가구며 공공임대도 2개 단지 396가구에 그치고 있다.
구'군별 입주 단지를 보면 동구에는 LH공사의 율하동 세계육상선수촌 1단지(528가구)와 2단지(223가구)가 내년 2월, 봉무동 이시아폴리스 더샵 1차 단지(652가구)가 12월 입주하며 달성군에는 대구도시개발의 죽곡청아람 2단지(544가구)와 3단지(318가구)가 3월 입주를 시작한다.
달서구는 대곡역 화성파크드림 위드(359가구)가 9월, 북구는 칠성 휴먼시아(1천133가구)가 2월, 남구는 봉덕효성백년가약 단지(337가구)가 3월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대구 지역 아파트의 신규 입주 물량은 지난 2005년 1만2천여 가구, 2006년과 2007년에는 각각 1만9천 가구, 2008년에는 3만 가구를 넘어섰다. 하지만 2009년은 1만5천 가구, 2010년은 1만2천 가구, 올해는 5천여 가구 수준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최근 몇 년간 신규 분양 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에 입주 단지가 줄어들고 있다"며 "2만 가구를 넘던 대구 미분양 아파트도 8천 가구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어 향후 입주 물량 감소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2008년 이후 분양 물량이 격감하고 있다.
2008년 6천500가구, 2009년에는 6천100가구, 2010년에는 7천200가구 수준으로 2001년부터 2007년까지 평균 분양 물량인 1만5천 가구의 절반 수준을 밑돌고 있다.
부동산 114 이진우 대구지사장은 "대구 전체 인구는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1, 2인 세대 증가로 전체 가구 수는 계속 늘고 있다"며 "분양 물량 감소에다 전체 가구 수 증가에 따른 입주 물량 부족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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