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후까지 예비군 훈련, 점심때 되자 "식사하려면 돈 내라"

[독자와 함께] 당국 "훈련 일정 바꿀 경우 식비지원 없을 수도 있어\

예비군 6년차인 이동훈(29) 씨는 이달 23, 24일 대구 수성구 봉무동 한 훈련장에서 받은 예비군 훈련때 점심을 굶었다. 그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를 넘겨서까지 이어진 훈련으로 피곤했지만 점심을 알아서 챙겨 먹든지, 아니면 식사비를 내고 도시락을 사먹으라는 훈련장 측의 말에 기분이 상해 점심을 먹지 않았다.

그는"훈련 시작 전에 점심값 지원이 없으니 식사를 원하는 사람은 5천원씩 내라고 하는 소리에 황당했다. 예비군 훈련 중 식사비를 내라는 소리는 처음 들어봤다"고 했다.

또 "훈련 장소가 도심 외곽에 위치해 점심 먹을 데가 없었다. 이 때문에 훈련에 참가한 대부분의 예비군들이 식사비를 내고 부대에서 준비한 도시락을 먹을 수밖에 없는데 식사비 지원이 없다면 이런 상황을 미리 고지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동원훈련에 소집된 예비군들은 점심 식사비(5천원)와 차비(4천원)를 지원받지만 개인 사정상 동대훈련을 미룬 예비군들이 해당 동대가 아닌 대대에서 훈련받을 때 점심 식사비와 차비 지원이 없어 예비군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 부대는 동대 훈련과 대대 훈련 편성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통상 동대 훈련(6시간)은 오후 1시에 시작하기 때문에 식사비와 차비 지원이 없다. 인근 거주 예비군들이 훈련 대상이기 때문에 이동거리가 짧고 점심식사 후 훈련 참석이 가능하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동대 편성 예비군들이 개인 사정상 훈련을 미루면 얘기가 달라진다. 훈련을 연기한 예비군들은 소속 대대에서 훈련을 받게 되는데 동대 훈련처럼 6시간을 받지만 시작 시간이 오전으로 당겨져 점심 식사 후 오후까지 훈련을 받아야 한다.

수성구대대 한 관계자는 "대대 훈련의 경우 부대 여건상 오전부터 훈련할 수밖에 없다. 개인 사정상 자신들이 동원 훈련을 미룬 것인 만큼 식사와 차비문제는 개인이 감수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백경열기자 b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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