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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후폭풍..옹진군 "인천 떠날 것"

골프장 후폭풍..옹진군 "인천 떠날 것"

인천시가 민간기업의 굴업도 골프장 건설계획을 사실상 불허하자 옹진군이 인천시를 떠나 경기도로 행정구역 변경을 추진하겠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조윤길 옹진군수는 29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단체 반대에 부닥쳐 굴업도 관광단지 개발계획에서 골프장을 제외하라는 것은 굴업도를 개발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반발했다.

조 군수는 "민간기업이 관광지 개발을 위해 투자를 하려 해도 시민단체들의 눈치를 보느라 시 정책이 흔들리는 상황"이라며 "더 이상 인천시에 속해 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돼 경기도로의 편입을 검토할 단계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옹진군은 군의회도 군의 행정구역 변경 방침에 동감하고 있다며, 내달 중순 인천시의 도시계획심의위원회 결과를 보고 경기도 편입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굴업도 관광단지 개발 사업은 CJ그룹 계열사인 씨앤아이레저산업㈜이 2007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로, 굴업도 내 120만㎡ 터에 호텔·마리나·골프장 등을 갖춘 해양레저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업체 측은 당초 18개 정규홀 규모의 골프장을 조성한다는 방침이었지만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자 골프장 건설 계획을 축소·변경한 바 있다.

1995년 인천시에 편입된 옹진군은 이번 굴업도 골프장 건 외에도 각 분야에서 인천시의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옹진군은 연평도 포격사건 당시 서울시와 경기도가 각각 5억원씩 지원하고 인천 타 지역 군·구가 총 10억원을 지원했지만 인천시는 별도의 시비를 지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어선들의 싹쓸이 조업에 대한 시 차원의 대책도 없고 어로지도선이 낡아 수차례 교체 건의를 해도 소용이 없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인천에서 기초자치단체가 광역자치단체를 상대로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강화군은 지난 15일 시에 의견서를 보내 "강화군의 실제 생활경제권이 인천과는 동떨어져 있어 주민 불편이 가중되고 지역 발전도 저해되고 있다"며 경기도 김포시와 통합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강화군은 경기도로 편입을 바란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강력 주장하면서도, 서울시와 경기도의 도로 및 교통망 확장사업 때 김포가 종점으로 지정되는 등 개발권에서 소외받기 일쑤라며 김포와의 통합은 충분히 검토 가치가 있다는 입장이다.

인천시의 한 관계자는 "옹진군과 강화군 입장에서는 시의 각종 지원이 미흡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시는 특정 지역을 차별한 적이 없다"며 "행정구역 변경도 간단하게 이뤄질 사안이 아닌만큼 앞으로 대화와 협의를 통해 군의 불만을 더욱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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