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구청 2억 들여 청년창업지원, 뜻은 좋은데…

예비창업자 교육 참가자 19명 중 개업은 절반에 그쳐

대구 중구청이 청년창업지원사업의 하나로 매년 2억원을 들여
대구 중구청이 청년창업지원사업의 하나로 매년 2억원을 들여 '2030 청년창업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지만 창업 결실은 저조하다. 2030 청년창업지원센터 건물.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28일 오후 대구 중구 동인동 2030 청년창업지원센터. 대구 중구청의 청년 창업 지원사업인 '2030 청년창업프로젝트'에 따라 올해 3월부터 예비창업자 19명이 교육받는 곳이다. 이곳은 한창 창업을 준비해야 하는 이들로 열기가 넘쳐나야 하지만 냉랭한 기운만 감돌았다. 이날 센터 건물의 2~4층에 있는 3곳의 창업실에는 달랑 6명만 모여 있었다.

한 참가자는 "지원사업이 종료되는 다음 달에 센터를 나와야 하는 예비창업자들 중 일부는 창업이 불투명해지자 발길을 돌렸고, 교육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열기도 줄었다"고 했다. 또 다른 참가자 K씨는 "나처럼 몇년 전부터 창업을 준비했던 사람은 지원사업을 통해 다소 도움을 받았지만 무작정 창업아이템만 들고 뛰어든 대부분의 사람은 1년 동안 지원받은 것만으로는 창업이 힘들다"고 했다.

대구 중구청이 올해부터 2억원 이상을 투입해 지역 20, 30대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창업으로 연결이 안 되고 있다. 예비창업자들은 교육 내용이 창업 실무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데다 활동지원금 사용도 까다로워 실제 창업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

구청은 지난 3월 예비창업자 20명을 선정해 사무공간과 장비를 무상으로 빌려주고 전문가 교육과 활동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2014년까지 매년 청년사업가 20명을 배출하겠다는 목표로 해마다 2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다음달 사업 종료를 앞두고 중도 포기한 1명을 제외한 19명 참가자 중 실제 창업한 사람은 절반가량에 불과하다.

참가자들은 센터 측이 제공한 교육 내용이 창업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했다. 한 참가자는 "창업 전문가들이 온다고 해 기대했지만 기업가 정신, 리더십 등 교양 강의 위주여서 실무에 필요한 내용과 동떨어져 실망했다. 듣고 싶은 강의만 골라 들어야 했다"고 털어놨다.

또 활동지원금 사용도 까다로워 창업 준비활동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했다. 활동지원금은 매달 참가자들의 실적 평가에 따라 50만~80만원을 준다.

한 참가자는 "90%를 차지하는 직접비는 기자재를 구입하는 등 창업과 직접 관련된 비용인데 창업도 하지 않은 사람들이 창업과 직접 관련된 돈을 얼마나 쓸 수 있겠느냐"며 "실제로 필요한 돈은 사업준비를 위한 활동비인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중구청 관계자는 "개인사정상 지원사업 종료 후 곧바로 창업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모든 참가자가 창업에 성공하지는 못했다"며 "이번 사업은 지자체 차원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해명했다.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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