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금융으로 경제 살리자] <3> 금융의 사회적 책임

지역인재 육성에 투자하는 日 지방은행

일본정책투자은행은 환경평가융자 혜택을 받고 있는 기업들을 대내외적으로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일본정책투자은행은 환경평가융자 혜택을 받고 있는 기업들을 대내외적으로 적극 홍보하고 있다.

공공성이 강한 금융기관은 상당한 사회적 책임을 갖고 있다. 특히 지역에서 받은 이익을 지역으로 되돌리는 것은 가장 중요한 책임 중 하나다. 하지만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아직 부족하다.

지방에서 거둔 돈이 수도권으로 몰리고 상대적으로 지방금융은 취약하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에선 지역과의 상생을 지역금융의 존재 이유로 삼고 있었다. 이들은 하나같이 지역에 바탕을 둔 밀착경영을 대전제로 깔고 있었다. 지속가능경영의 최우선 잣대로 사회 환원을 꼽고 있었다. 지역민들 역시 지역은행에 무한 애정을 퍼붓고 있었다.

◆지역에 대한 사회적 책임

시즈오카 은행은 지역밀착형 금융을 은행 존재의 기본 대전제로 깔아놓고 있다. 시즈오카 은행은 '지역과 함께 꿈과 풍요로움을 확장합니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은행이 가진 사회적 책임과 공공 사명을 항상 인식하고 지역 경제 산업과 사회'문화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역 금융의 원활화에 적극적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시즈오카 은행 역시 지역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스스로에게 철저히 물었다. 사회적 책임 수행 방식은 지역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에서 시작했다. 지역과 동반 성장하기 위한 피드백 강조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경영과제 발굴을 위한 한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고객의 목소리로 발굴된 경영과제는 이들의 매 분기 사업계획에 포함된다. 시즈오카 은행 관계자는 "메가 뱅크에는 없는 섬세함, 신용금고에서는 불가능한 영업의 품질성은 고객의 목소리에서 나온다"며 "중기계획은 물론 매 분기 지역활성화에 얼마나 기여했는가를 중요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대부분 지방은행이 그렇듯 정보 집적을 활용한 지속 가능한 지역 경제에 관여하고 있는 것도 물론이다. 가장 구체적으로 나타난 부분은 지역 인재 육성이다. 지역 경제의 장래를 짊어질 인재 육성을 지원하는 '차세대 경영자 학원'(靜銀-ship'시즈긴십)을 통해 젊은 경영자 후계자로 교류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역 중소기업의 후계자 육성에 적극 나선다. 은행 주최의 포럼과 세미나만 지난해 40차례 이상 열렸다.

◆환경과 지역 함께 살리기

일본정책투자은행은 우리의 산업은행과 비슷한 성격의 금융기관이다. 그러나 이들 역시 지역에 대한 환원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었다. 특히 이들은 지역은행과 발맞춰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였다. 이들이 자랑으로 여기는 융자방법 중 2004년부터 시작한 환경평가융자는 환경과 지역을 살리는 프로젝트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일본정책투자은행은 기업의 환경 배려 정도를 평가해 기업의 요청에 따라 금리 인하 요건으로 삼는다. 100가지가 넘는 친환경 평가 항목을 정해 3단계로 분류한다. 이런 분류에도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차별을 둔다. 대기업에 보다 강한 기준을 제시하고 중견'중소기업에는 상대적으로 약한 기준을 제시한다. 대기업에 보다 강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친환경 설비에 투자할 돈이 충분히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대구에 삼성과 LED 합작회사를 세우는 스미토모 그룹의 스미토모화학이 대표적인 친환경 기업이다. 이런 평가는 시즈오카 은행과 시가 은행 등 10개의 지방은행도 하고 있다. 기업은 친환경을 내세울 수 있고 은행도 지역 환원 사업으로 충분히 저금리로 돈을 내주겠다는 것이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메인 스폰서로 이름을 알린 TDK를 비롯해 신일본인쇄, 일본합성화학 등 246개 기업이 환경평가융자를 받고 있다. 일본정책투자은행의 환경평가융자 실적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7년 350억엔 수준이던 것이 2008년 600억엔, 지난해에는 770억엔으로 매년 늘어났다. 2004년 시행부터 올 3분기까지 8년 가까이 246곳의 기업이 혜택을 받고 있으며 금액도 3천614억엔에 이른다. 글'사진=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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