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니하오 통신] (55)해외결혼 사기

"검은 머리가 대머리 될 때까지 열심히 일하겠다"

결혼정보회사의 사기로 인해 해외 결혼을 꿈꾸는 여성들에게 큰 상처를 주고 있다.

중국 광저우의 '자리옌'(佳麗緣) 결혼정보회사는 3, 4개월 내에 연봉 50만 달러 이상의 CEO, 교수 등을 소개해 준다며 여성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물론 재산증명서, 독신증명서 등을 완벽하게 제시한다. 소개료는 1만8천위안이며 계약금으로 1만위안을 요구한다.

이혼 후 독신으로 살아가다 작년 8월 새로운 결혼생활을 설계하며 결혼정보회사를 찾은 칭다오(靑島)의 리이허우(離異后) 씨. 그는 1만8천위안의 소개료를 모두 낸 뒤 마틴이라는 영국 남자를 소개받았다. 그러나 실제로 연락해보니 독일인이었으며, 다시 48세의 데이비드란 스페인 사람을 소개 받았으나 65세의 뉴질랜드인이었으며 회사가 제공한 사진과 실제 남자의 사진은 완전히 달랐다. 얼마 후 연결해 준 아랍에미리트 남자는 파키스탄인으로 국내에 처자도 있는 사람임을 알게 됐다.

또 다른 결혼정보회사 여성 회원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올 3월 4만8천위안의 소개료에 합의한 뒤 먼저 2만위안을 건네고 영국 남자를 소개 받았다. 그러나 결혼정보회사가 제공한 자료와 메일을 통해 교류 중인 남자의 자료는 완전히 달랐다. 진짜 영국인인지 중국인인지 심지어 결혼정보회사 직원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정체불명이었다. 얼마 후 다시 영국 남자 한 명을 소개받았다. 이 남자는 메일을 통해 '영원히 당신을 사랑해요' 등 적극적인 구애 공세를 폈으며 여자도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 남자로부터 갑자기 석유유정개발사업에 자금이 모자라니 8만5천달러를 빌려 달라는 메일이 날아왔다. 수상히 여긴 나머지 제의를 거절하자 이 남자는 즉시 자취를 감춰버렸다.

이유는 무엇일까. 결혼정보회사의 외국 남자 자료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으며 외국친구교제사이트에서 자료를 도용한 것이다. 여성회원의 자료는 경비 절약을 위해 외국무료사이트에 자료를 등재하고 있다. 만약 운 좋게도 외국 남자가 중국 여성회원을 선택하면 이 회사는 소개비 전액을 받은 뒤 그들과 단독으로 연결시켜 준다. 만약 외국 남자가 마음에 드는 여성이 없다면 소개비를 받아내기 위해 인터넷사이트에 남자의 자료를 등재해 여성회원들이 선택하게 해 믿음을 심어주는 수법을 쓰고 있다.

또한 이 회사는 결혼전문상담가를 고용해 여성회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오로지 여성회원들의 돈을 갈취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행복한 결혼생활은 뒷전일 뿐이다.

이들의 사기행각으로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여성들은 돈과 시간뿐만 아니라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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