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판매업체와 연결' 국가차원 지원을
중국은 거대 소비시장…막걸리 한류 기대
"저를 브로커라 불러도 좋습니다. 우리 농산물이 해외에 팔리는 루트만 개설된다면 기꺼이 브로커가 되겠습니다."
구자성(45) 농수산물유통공사(aT) 식품수출팀장의 인터뷰 첫 화두는 '브로커의 역할'이었다. 국내 농수산물 판매업자들의 요구를 직접 해외를 돌아다니며 습득했기 때문이다.
"해외법인이나 중소업체들이 국가에 요구하는 것은 제도나 금전적 지원이 아닙니다. 이들에게 간절한 것은 현지의 유능한 벤더(판매처나 판매업체)들과의 연결고리입니다. 유통망과 직결되는 벤더의 역할에 따라 매출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구 팀장은 또 "브로커라는 개념이 국내에는 좋지 않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업을 해보신 분들은 알 것"이라며 "외국의 브로커 개념은 유통과정 중 정당하게 한 자리를 차지하면서 제조업체와 소비자의 연결을 최단으로 만드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주변에서 자신을 브로커라 부르는 데 전혀 개의치 않는 이유였다.
최근 우리 농산물의 해외 수출이 활기를 띠는 상황은 구 팀장을 한층 고무시켰다. 지난 3월 발생한 일본 대지진 여파로 상반기에만 30% 이상 수출이 증가했으며 10월 들어 유럽발 금융위기에도 26%의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금년도 수출 목표 76억달러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내년인데 우리 농산물의 수출 증가세가 지속돼 100억달러 목표를 반드시 이뤄내야 할 것입니다."
그가 최근 관심을 기울이는 곳은 중국이다. 그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세계의 공장이 아니라 세계적인 거대 소비 시장이다. 그래서 그는 중국을 "우리 농산물 수출을 받쳐 주는 효자 국가"로 부른다. "최근 중국 방문에서 미국, 유럽 등의 경쟁력 있는 농산물의 치열한 마케팅이 벌어지고 있는 전쟁터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인삼, 팽이버섯, 음료, 분유 등이 호응을 얻고 있지만 더욱 분발해 경쟁력에서 뒤처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그는 비장의 카드로 막걸리를 제시했다. "중국은 마오타이, 수정방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백주'(白酒)라는 술이 있고, 그것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하지만 이미 일본에선 막걸리가 대중화됐고 금년 수출이 5천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이란 거대시장에 한국 막걸리 붐이 일어난다면 그 수요는 엄청날 것으로 기대하는데, 세계적 트렌드인 저도주(低度酒) 선호현상에다 한류 열풍을 감안한다면 전망이 나쁘지 않습니다."
대구에서 태어난 그는 경북고, 대구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농수산물유통공사 오사카 지사장 등을 역임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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