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의 지구사/캐럴 헬스토스키 지음/김지선 옮김/주영하 감수/휴머니스트 펴냄
피자는 밀을 주식으로 먹는 민족 집단이 발효시킨 넓적한 빵을 화덕에서 구워낸 데서 출발한다. 하지만 피자는 중국, 인도, 서아시아 등지에서 먹는 빵과는 다르다. 토마토가 토핑으로 올라갔기 때문이다. 토마토의 고향은 아메리카 대륙이다. 이 채소가 왜 시칠리아 빈민들의 빵 위에 올라갔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또 어떤 역사적 사건이 계기가 되어 빈민의 음식인 피자가 이탈리아의 국민 음식이 되었는가? 영화 '대부'에 나오는 피자는 어떤 사회문화적 의미를 담고 있을까? 1970년대 피자의 실체를 알았던 한국인들은 왜 피자를 굳이 '피자 파이'라고 불렀을까?
이 책에서는 이미 우리 속에 내재화되어 있는 피자의 역사를 알려준다. 한때 빈민이나 먹던 음식으로 여겨지던 피자가 어떻게 전 세계인이 즐겨 먹는 음식으로 거듭나고 자리매김했는지에 대해 들려주는 책이다. 18세기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시작된 피자는 싼 값과 높은 영양가 덕분에 빈민층과 노동자층이 즐겨 찾는 음식이었다. 프랑스 소설가 알렉상드르 뒤마가 "나폴리 빈민들은 여름에는 수박, 겨울에는 피자로만 근근이 살아간다"라고 기록했을 정도다. 하지만 관광의 물결을 타고 전국으로 퍼진 피자는 이탈리아 전역에서 인기를 끌며 국가적 음식이 되었다.
오늘날에도 피자의 탄생지가 이탈리아라는데 이견은 없지만, 제2의 고향은 미국이라 할 수 있다. 미국으로 이민 간 이탈리아인들이 '고향의 맛'처럼 여기던 피자는, 식품 냉동 기술의 발전으로 냉동피자가 탄생하고 도미노 피자가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미국인 또한 즐겨먹게 되었다. 그렇게 미국의 경제적'문화적 상황에 적응한 피자는 프랜차이즈 체인점의 힘을 빌려 영역을 넓혀 나가며 전 세계인이 선호하는 음식이 됐다. 231쪽, 1만5천원.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