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속의 얼굴/ 호머 헐버트 지음/ 이현표 옮김/ 코러스 펴냄
제주도가 최근 세계 7대 자연경관의 하나로 선정돼 '세계 속의 보물섬'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80여 년 전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서양에 알린 인물이 있다. 바로 미국인 '호머 헐버트'(Homer B. Hulbert'1863~1949)다. 그는 제주도에 숨겨진 몽골 제국의 보물을 찾는 모험소설 '안개속의 얼굴'(1926년 펴냄)을 내놓았다.
헐버트는 우리나라 최초의 영어교사이자 선교사로 우리 국민의 계몽을 위해 헌신했고 고종 황제의 밀사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는 등 대한의 국권 회복을 위해 기여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헐버트가 미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국을 소개하는 2권의 책인 '안개속의 얼굴'과 '마법사 엄지'의 지은이이며 남다른 문학적 재능을 지녔다는 것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책은 1900년 의화단 사건으로 약탈의 도시로 변한 베이징에서 시작된다. 이곳의 황실도서관에 몽골의 마지막 황제가 숨겨놓은 보물을 찾을 수 있는 암호문서가 숨겨져 있으며, 미군 리처드 판햄 중위는 중국인 환관과의 격투 끝에 암호문서를 차지한다. 환관은 벙어리이지만 거인이다. 제주도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 단서라고 확신한 판햄은 해군 사관생도 1명, 부사관 1명과 함께 배를 빌리기 위해서 제물포로 간다. 주한미국공사관에서 해군 무관으로 근무했던 판햄은 그곳에서 우연히 옛 사환이던 필선이를 만나며, 그의 도움으로 두 명의 형제 사공과 배를 구해서 제주도로 출발한다. 한편 암호문서를 빼앗긴 중국인 환관도 판햄 일행의 뒤를 쫓아 제주도로 향하는데….
헐버트는 이 책에서 중국인의 간계와 일본인의 한국 침략 야욕을 폭로하는 한편, 목화라는 한국 여성의 고귀한 삶을 통해서 한국인과 한국의 참모습을 미국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한미 양국의 영원한 우정을 염원하고 있다. 288쪽, 1만3천원.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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