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린이책] 채채의 그림자 정원/아빠 잘 있어요?/바가지꽃

▨채채의 그림자 정원/이향안 글/호랑 그림/현암사/164쪽/1만1천원

임진왜란 당시 유일하게 남은 조선왕조실록 전주사고본을 왜적의 손에서 지켜내고자 신분을 넘고 나이를 넘어 목숨을 걸었던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역사동화이다.

조선 왕조 약 472년간의 역사적 사실을 각 왕별로 기록한 역사서인 '조선왕조실록'은 편찬될 때마다 활자로 인쇄하고,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춘추관을 비롯하여 충주, 전주, 성주 4곳의 사고에 보관했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 춘추관과 충주, 성주 사고의 실록들이 불타고 전주 사고만이 유일하게 남게 된다.

이야기는 '조선왕조실록'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였던 유생들과 백성들의 귀한 마음에서 시작한다. 선조 25년(1592) 4월, 왜구가 침범해 왔다. 채채는 풍이와 함께 산에 오른다. 먹을 것을 구하러 온 남매는 용굴 앞에 있는 수상한 노인을 발견한다. 풍이는 양반은 나쁘다고 채채에게 가까이 가지 말라고 주의를 주지만 채채는 자신의 놀이터였던 용굴을 빼앗긴 것이 화가 나 노인을 찾아가 용굴을 비워달라고 당돌하게 말한다.

▨아빠, 잘 있어요?/하세가와 요시후미 글 그림/사계절/40쪽/9천800원

아이가 아빠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담하게 따라가는 그림책이다.

아이는 돌아가신 아빠에게 편지를 쓰며 지난 추억을 하나하나 꺼내 본다. 하늘에 계신 아빠에게. 아빠, 잘 있어요? 아이는 아빠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그러면서 아빠가 살아 있을 때 차마 말하지 못한 일을 고백하기도 하고, 아빠가 돌아가신 뒤 주변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지 살짝 털어놓기도 한다. 물건을 훔칠 뻔한 일, 미술 시간에 아빠를 그린 일 등, 아빠를 떠올린 일들을 이야기한다. 이제는 다시 만날 수 없는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 그 속에는 아빠를 향한 아이의 그리움이 담겨 있다.

자유롭게 그린 그림 속에는 작은 표정까지 세밀하게 표현하며 위로와 공감을 가지게 한다. 책은 가족과 함께하는 지금이 언젠가는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음을 넌지시 알려 주고 있다.

▨바가지 꽃/정하섭 글/노인경 그림/웅진 주니어/32쪽/1만1천원

보잘것없는 것도 애정을 갖고 소중하게 여기는 따뜻한 동심을 그린 그림책이다.

선이는 엄마와 슈퍼에 갔다가 사은품으로 주는 플라스틱 바가지를 하나 얻는다. 선이는 소중한 선물인양 바가지를 꼭 안고 집으로 돌아와 바가지를 모자처럼 쓰기도 하고, 북처럼 두드리기도 한다. 바가지는 선이의 장난감이자 친구가 된다. 그런데 목욕을 하면서 폭포 놀이를 하다 바가지를 떨어뜨려 깨지고 만다. 테이프로 붙여도 물이 새자 엄마는 깨진 바가지를 화분으로 만들어 꽃씨를 하나 심는다. 선이의 정성에 깨진 바가지에서 바가지 꽃이 활짝 피어난다. 늦가을 선이에게는 새 바가지가 생긴다. 플라스틱 바가지가 아니라 박을 따서 만든 예쁜 바가지다. 그림 속 선이의 표정에 보는 이도 마음이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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