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직언하는 사람을 싫어했다고 한다. 자연히 아첨배가 득실거렸고 그러다 보니 그 앞에서 5분 이상 발언할 수 있는 인물은 극히 제한됐다. 그 중 한 명이 성재(省齋) 이시영(李始榮'1869~1953)이다. 이승만은 그가 초대 부통령으로 있을 때나 사퇴 후에도 '성재 어른' '성재 형님'이라 부르며 깍듯이 대했다. 이는 이시영의 탁월한 인품에다 명망가 출신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집안 배경 때문이었다. 이시영의 아버지는 고종 때 이조판서와 의정부우찬성을 지낸 이유승이다.
조상 대대로 대소 관료를 배출하였으며 삼한갑족(三韓甲族)이라 불리던 명문가의 후손으로서 일제에 국권을 빼앗긴 뒤, 재산과 영달을 포기하고 형 건영'석영'철영'회영, 동생 호영과 함께 6형제가 전 재산을 바쳐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해공 신익희와는 사돈 간.
부통령까지 지냈으면서도 개인적으로 사치하지 않고 근검절약했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으면서 목소리를 낮추고 생활했음에도 주변에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러다 보니 국부라 불리며 절대 권력을 행사하던 이승만 전 대통령도 그에게는 예의를 다했던 것이다. 1869년 오늘은 성재 이시영이 태어난 날이다.
최정암/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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