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FTA 波高를 넘어 새로운 농업을 만들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농업의 위기감이 높아가는 최근 대구에서 농업에 도움이 되고, 경북 농업이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바를 시사하는 일이 두 가지 있었다. 이 두 가지는 벼랑에 몰린 한국 농업 살리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는 지난 1일 대구경북연구원에서 경북 농업의 살길을 찾기 위해 열린 토론회였다. 여기서는 200여 종의 농산물을 생산, 전국 최대 생물 다양성을 갖춘 경북의 특징을 살리고 바이오기술(BT) 등을 활용한 '신농업 영역'의 개발 필요성이 제기됐다. 생물 다양성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유전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사실 경북은 어느 곳보다 다양한 지대를 갖추고 있다. 그에 따른 생물 다양성은 더없이 좋은 미래 자원이다. 농'수'축'임산물을 고루고루 보유한 곳도 경북이다. 생물 다양성에 바탕을 둔 종자 산업 경우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성장 분야가 되고 있다. 국가 차원의 지원과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2009년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종자산업을 꼽고 2020년까지 1조 5천억 원 투입 계획을 발표했다. 3천만 달러인 종자 수출도 2억 달러로 늘린다는 목표다. 미래 경북 농업을 위해선 더없이 좋은 기회이다. 경북도는 종자 산업 같은 신농업 영역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또 다른 하나는 지난달 30일 대구시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텃밭 관리사 및 도시농업가 양성 과정 수료식'이었다. 이는 고용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대구시와 (사)대구사회연구소가 마련했다. 여기서 전국 처음 도시농업을 위해 활동할 '텃밭 관리사' 30명과 '도시농업가' 13명이 배출됐다. 이들은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 파견돼 텃밭 관리나 도시농업에 종사하는 등 도시농업 전문가로 일하게 된다. 일자리도 창출하고 도시농업을 활성화, 전체 농업을 살리자는 것이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의 도시농업 역사는 100년이 넘는다. 마침 우리 국회도 지난 10월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도시농업 시대가 본격 열리게 됐다. 도시농업의 활성화는 우리 농산물 생산 소비로 도농 상생에 도움이 된다. 도시농업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과 정책 지원은 필수다. 이를 뒷받침할 지자체 조례도 만들어져야 한다. 암울한 우리 농촌에 희망이 될 이런 일들이 제대로 추진되고 이뤄질 수 있도록 모두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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