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바마 "나도 인디언 입양아" 원주민 포용

오바마 "나도 인디언 입양아" 원주민 포용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원주민들을 끌어안겠다는 약속을 꾸준히 이행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 원주민 부족장회의에 참석했다. 취임 이후 해마다 빠지지 않아 올해로 3년째 계속 참석한 것.

원주민 부족장 회의는 미 연방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지위를 인정받은 565개 인디언 원주민 부족장들의 연례 회의이다.

오바마 행정부 들어서는 주요 부처 장관들이 참석해 원주민들의 지위 향상과 처우 개선, 교육, 일자리 등 문제를 해결하는 체계적인 방안들이 논의되는 장으로 격상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하기 때문에 백악관은 '백악관-원주민 부족장 회의'로 부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원주민들에게 연례회의 개최와 함께 백악관내 원주민 정책 담당 고문직 신설을 약속했다. 취임후 백악관 국내정책자문회의 산하에 원주민 분야 선임정책자문관직을 신설하고 '원주민 포용'에 적극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부족장회의에 참석, 연설하면서 "단지 대통령으로서가 아니라 크로우족의 아들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해 많은 원주민 부족장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선후보시절 인디언 부족인 크로우족 정착보호구역을 방문, 이 부족과 '입양아' 결연을 한 바 있다. 이날 행사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크로우족 양부모도 참석했다.

크로우족은 몬태나주 옐로스톤 국립공원 인근 지역에 정착촌을 두고 있으며 현재 1만2천여명 가량이 남아 있는 미 인디언 원주민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후보때 크로우족 마을을 방문했을 때 단지 내가 할 일은 대통령이 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바로 여러분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또 고통스러웠던 원주민들의 역사를 인정하고, 원주민들의 역사적 유산을 존중하며, 아메리칸 드림을 원주민들과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상기했다.

그는 대통령 취임이후 원주민들이 연방정부의 정책결정에 직접 참여하도록 한 구체적인 사례들을 소개하면서도 경제난과 최고의 실업률로 여전히 인디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인정하며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이 회의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전환점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 원주민과 알래스카 원주민의 교육기회를 증진시키고 원주민 대학교육 강화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인구의 1.5%(450만명)를 차지하는 원주민들은 평균 수명이 일반 미국인들에 비해 4.6년 짧으며, 4분의 1이 빈곤층으로 분류될 정도로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과거 정부와 달리 원주민 정책에 적극 신경을 쓰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007년 채택된 유엔 토착원주민 권리에 관한 선언에 지지를 표명했다.

전세계 3억7천만 토착원주민들의 자결권과 토지 및 자원에 대한 권리를 인정한 유엔 토착원주민 권리 선언은 자칫 원주민들이 토지와 자원 권리를 새롭게 주장할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부시 행정부는 이 선언에 반대 입장을 취했었다.

또 농무부는 지난해 10여년 이상 끌어오던 원주민 차별 논란 소송을 타결짓고 원주민들에게 7억6천만 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하기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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