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시 보는 한의학] 역류성 식도염

속쓰림 증세엔 과식·오렌지주스 금지, 양배추·감자즙 도움

'회사에 다니는 30대 미혼 여성입니다. 가끔 왼쪽 가슴이 따끔거리는 증상이 있고, 회식 때 과음한 다음 날이면 목소리가 잠기는 일이 있기는 했지만, 최근 점점 심해져서 수시로 신물이 넘어오고 새벽에 속이 쓰려 일어나 앉는 일도 자주 있습니다. 속쓰림에 좋다고 해서 녹차나 우유를 마셔 보았지만 그 때뿐이고, 얼마 전부터는 음식을 먹기만 해도 금방 배가 불러오고 신트림이 자꾸 나옵니다. 병원에서 역류성식도염 진단을 받았는데, 좋은 음식이나 약초즙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역류성 식도염은 위산이나 위액이 식도로 넘어와 식도벽을 자극하고 염증을 형성하며 심하면 궤양이 생기는 증상을 말한다. 식도가 헐거나 염증을 일으켜서 가슴이 답답하고 쓰리거나 목에 무엇이 걸린 듯한 느낌을 호소한다. 이 밖에도 위산이 식도를 지나 기도까지 넘어가면 목이 쉬고, 마른기침 등의 증상까지 유발하기도 한다.

이를 고치려면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첫째, 과식을 피하고, 식후 3시간 안에는 눕지 않아야 한다. 야식도 피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식사량과 식사시간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다. 둘째, 기름진 음식, 술, 담배, 커피, 홍차, 박하, 초콜릿, 자극적인 양념류 등을 삼가고, 오렌지주스 같은 신음식이나, 콜라나 사이다 같은 탄산음료도 삼가야 한다. 셋째, 비만인 경우에는 배의 압력으로 위산이 역류할 수 있으므로 체중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역류성식도염에 좋은 음식으로는 양배추와 감자즙이 대표적이다. 양배추는 점막보호 및 재생을 돕고, 출혈도 막아주는 효과가 있지만 성질이 찬 편이라서 열이 많은 양체질(陽體質)에 맞는 음식이다. 감자의 경우 알칼리성 식품이어서 위산을 억제하므로 갈아서 즙으로 마셔도 좋다. 하지만 성질이 따뜻한 편이어서 속이 찬 음체질(陰體質)에게 더욱 맞는 음식이다. 이 밖에 양체질에 좋은 음식으로는 흰살생선, 결명자, 브로콜리, 블루베리, 복분자, 바나나, 딸기, 포도 등이 있고, 음체질에 좋은 음식으로는 닭고기, 마, 단호박, 버섯, 완두콩, 김, 미역, 다시마, 현미, 당근, 연근, 우엉, 무 등이 있다.

이런 생활습관 개선이나 식이요법으로도 증상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면 한방치료를 통해 위장과 식도를 안정시키고, 정상적인 소화 기능을 되찾아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의학에서는 위산 분비를 억제하거나 역류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키는 치료가 아닌 체내 면역력을 강화시키고 자가 치유능력을 높이는 방법을 쓴다. 식도점막의 염증과 부종을 치료하며, 동시에 침요법을 병행해 교감신경을 억제하고,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위장 기능을 강화시키면 좋은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무규 백천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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