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에서 초겨울로 넘어가는 이 시기만 되면 건조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은 유난히 괴로워한다. 우리 남편의 경우도 그러하다. 퇴근 후 집에서 TV를 시청하거나 심지어 밥을 먹다가도 피부가 가려운지 연신 몸을 긁는 남편을 보곤 한다. 이 시기에 바디크림은 건성피부인 남편의 독차지가 된다. 반면에 나는 아직까지 바디크림에 대한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하고 지낸다.
큰 아들은 얼굴에 여드름이 나 본 적이 없는 반면에 둘째는 여드름이 많이 나서 "왜 형은 안 나는데 나만 나냐?"하며 사춘기 시절에 불평을 한 적이 있다. 그래서 "형이 나이 들어 아빠 나이가 되면 저렇게 가려워서 괴로워 하느니 차라리 엄마처럼 젊었을 때 여드름 나고, 나이 들어 긁적이지 않는 게 더 낫지 않아?"하고 위로했던 기억도 있다.
젊었을 때 뽀얀 피부를 자랑하던 우리 남편이 이 시기만 되면 어려움을 겪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고 한다. 저녁식사 후 체온이 올라가면서 전신에서 발작적인 가려움증이 생기는데 이것이 대표적인 피부건조증 증상이라고 한다. 특히 40세를 넘으면 피부가 노화하면서 표피가 수분을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피지분비가 줄어들어 더욱 가려움증이 심해진다고 하니 젊었을 때 여드름 때문에 고생한 나로서는 "공평한 세상이군"하면서도 남편이 안쓰럽기도 하다.
우리 피부는 가장 바깥 부분을 둘러싸고 있는 각질 덕분에 적절한 수분을 유지할 수 있다. 이 각질층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피부를 방어해주는 장벽 역할을 한다. 그러나 습도가 50% 이하로 떨어지면 각질층도 영향을 받는다. 피부 각질층의 정상 수분 함량은 15~20%인데 가을과 겨울철에는 수분 함량이 10% 이하로 내려간다. 겨울철이면 정상인들도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느끼지만 평소 건성 피부이거나 피부 질환이 있던 사람들 중에는 건조한 날씨 때문에 더욱 어려움을 겪는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목욕을 너무 자주 말고 특히 탕 속에 오래 들어가 있는 것은 삼가야 한다. 특히 겨울철 목욕 시 뜨거운 물이나 때밀이 등은 피부보호막을 상하게 하기 때문에 좋지 않다. 비누를 많이 사용하는 것도 좋지 않은데, 이는 피부에 있는 지방을 과도하게 제거하여 더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목욕을 한 후에는 물기가 남아있을 때 보습제를 발라주면 수분이 날아가지 않게 해주고, 로션이나 크림을 평소 사용량보다 1.5배 정도 많이 발라 주고 건조가 심한 피부에는 바셀린을 바르면 도움이 된다. 또한 평소 물을 많이 먹는 습관을 생활화 하는 게 좋다. 어느 새 다가온 겨울, 장롱 속에서 겨울옷만 꺼낼 게 아니라 우리 피부의 월동준비에 힘써보는 것은 어떨까?
이희경 영남대병원 치과 교수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