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재진(36'북구 대현동) 씨는 이틀 전 퇴근길 슈퍼에 들러 모기 살충제와 전자 모기향을 한 꾸러미 구입했다. 안방 화장실과 부엌 보일러실에 모기가 기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씨는 "동지가 내일모레인데 아직까지 집 안에 모기가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황당했다"며 "아이들이 어려 신경 많이 쓰인다"고 했다.
한겨울에 모기 용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동장군이 기지개를 켠다는 12월에 접어들었지만 11월까지 이어진 늦더위 등 이상기온 탓에 모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지난여름엔 잦은 비에다 태풍과 집중호우까지 겹쳐 7, 8월 모기 개체 수가 급감, 모기 퇴치 제품 매출이 반 토막 났는데 반해 오히려 모기제품 철수시점에 매출이 느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구백화점 본점과 프라자점에서 10월과 11월 모기약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 늘었다. 잦은 폭우 때문에 평년 기온을 밑돌았던 7월과 8월에 모기약을 비롯한 모기 퇴출 상품 매출이 지난해 대비 각각 -5%대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었던 것과 대조적인 것.
대백프라자 식품팀 김재철 대리는"때아닌 모기의 출현으로 유통업체에서는 반품하거나 축소하였던 살충제 매장의 제품을 다시 확대 진열하는 등 겨울철에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이 연출되기도 한다"며 "모기 퇴치 상품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어 관련 상품을 철수하지 않고 겨울 시즌에도 지속적으로 판매할 방침"이라고 했다.
동아백화점도 최근 모기 살충제 제품을 찾는 고객의 문의가 증가하면서 주요 동선 쪽으로 이동 진열했다. 또 자동 분사기 형태의 제품 등 여름철에 선보였던 고기능성 모기 제품도 다시 판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예년에 비해 11월 기온이 5도 이상 높아지면서 월동에 들어가야 할 모기가 따뜻한 도심 아파트 지하나 정화조, 하수구에 알을 낳아 연중 활동하고 있다"며 "11월에 비가 9일이나 내려 웅덩이나 습도 등 모기가 번식하기에 적절한 환경이 조성된 것도 주요 원인" 이라고 진단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낮 최고 기온이 20℃를 넘은 일수가 단 하루인데 비해 올해엔 7일을 기록했고 낮 최고 기온이 25도 이상인 날도 3일이나 지속됐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사진'성일권기자 suni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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