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사진미술관

미국 뉴욕 로체스터의 '조지 이스트먼 하우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사진박물관이다. 필름과 휴대용카메라를 발명해 사진을 대중화시킨 '코닥사'의 창업자 조지 이스트먼의 저택이기도 하다. 이 저택은 그의 유언에 따라 로체스터대학에 기증되었다가 다시 반환된 후 1947년 국제사진박물관으로 재탄생했다. 사진과 영화 역사의 수집과 보존으로 시작한 후 극장, 필름보전센터 등으로 점차 그 모습이 확대되면서 정부의 지원과 더불어 독지가의 지속적인 재정 지원으로 유지되고 있다. 지금은 세계 최대의 소장품과 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이미 관광지화되어 입장료 수입도 만만치 않다.

1968년 사진 자료실로 시작한 일본의 동경도(東京都) 사진미술관은 일본의 대표적 사진미술관이자 아시아 최초의 공립사진미술관이다. 이곳의 보존과학연구실에서는 수집한 소장작품들을 보존하고 있으며, 모든 자료들을 데이터화하여 관람객들이 모니터를 통해 쉽게 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사진의 수집, 전시, 보전, 연구, 사진문화 확대뿐만 아니라 창작활동 지원, 작가와 일반인들과의 교류 등의 역할도 하고 있다. 연간 입장객 수가 40만 명이 넘을 정도로 현재 소장 중인 작품들은 엄청난 자산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2002년 서울 가현문화재단에서 설립한 '한미사진미술관'이 최초의 사진전문미술관이다. ㈜한미약품이 문화예술의 대중화와 적극적인 활동의 지원 및 활성화를 위해 창립했다. 2005년에 개관한 '동강사진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공립사진박물관이다. 부산의 고은문화재단은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는 문화예술 인프라를 부산'경남지역에 구축하기 위해 2007년 '고은사진미술관'을 설립하였다.

필자는 2003년 한일교류전 때 동경도 사진미술관에서 알프레드 스티글리츠(1864~1946년)를 비롯한 유명한 대가들의 작품들을 오리지널 프린트로 직접 볼 수 있었는데 그 감동은 잊을 수가 없다.

대구는 1930년 이후 우리나라 리얼리즘 사진의 중심이었다. 때문에 그간의 사진 콘텐츠들을 소장, 관리, 전시하고 사회교육의 학습장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사진미술관이 필요하다. 이 공간은 전시와 보존의 미술관 고유기능에서 진일보하여 참여와 공유를 위한 문화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장르 간의 발전적 교류를 유발시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대구의 사진미술관은 사진예술 문화의 이해를 돕는데 중요한 평생교육의 장일 뿐 아니라 사진문화의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핵심 요소다. 대구지역의 사진문화가 올바르게 정리되고 기록될 수 있는 사진미술관이 꼭 필요한 이유다.

송 호 진 대구대 영상애니메이션디자인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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