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출신 프로골퍼 배상문(25'우리투자증권)이 꿈에 그리던 미국 땅을 밟게 됐다.
배상문은 6일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스쿨 마지막 날 6라운드에서 6타를 줄이면서 합계 12언더파 420타를 기록해 공동 11위로, 공동 27위까지 총 29명에게 주어진 PGA 투어 출전 자격을 거머쥐었다. 지역 출신 골퍼 중 PGA 진출은 처음이다.
이미 한국과 일본 무대를 정벌한 배상문은 PGA 투어에서도 무난히 자리를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호쾌하고 시원시원한 그의 성격과 경기 스타일 때문이다. 미국 골프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아기자기한 한국, 일본에 비해 페어웨이가 넓고 위험 요소가 적어 시원하고 거침없는 샷을 하는 배상문의 골프 스타일로 봤을 땐 오히려 적합하다는 것. 게다가 2006년 국내에서 드라이버 샷 비거리 1위에 올라 최장타상을 받은 등 장타력까지 갖춰 장타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배상문은 몰아치기에 능한 승부사다. 배상문은 3라운드까지 우승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몰아치기로 역전 우승을 일궈낸 경우가 적잖다. 이번 퀄리파잉스쿨에서도 5라운드까지 탈락권인 29위에 머물렀으나 마지막 날 몰아치는 저력을 발휘, 6타를 줄이며 11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김병묵 한국골프학회 이사는 "미국에서는 소심하게 경기하면 무조건 실패다. 배상문은 몰아치기에 능하고 시원스럽게 공을 치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통할 것"이라며 "성격이 활달하고 인간관계, 붙임성이 좋은데다 유머 감각과 분위기를 어색하지 않게 만드는 분위기 메이커 기질까지 갖고 있어 미국 생활 적응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상문은 내년 시즌 투어 풀 시드권을 확보, 한국오픈과 일본오픈에 이어 US오픈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앞서 배상문은 2008년과 2010년 미국 진출에 도전했다 실패의 쓴맛을 봤다. 1차 예선부터 참가한 탓에 체력이 저하되는 등의 문제로 지난해 본선에서 50위에 그치는 등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이에 올해는 1, 2차 예선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본선에 나가기 위해 일본 무대에 진출했고, 바람대로 상금왕 자격으로 본선에 무혈 입성했다.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퀄리파잉스쿨은 1, 2차 예선을 거쳐 본선에서도 6라운드를 치러야 해 체력 부담과 심리적 압박감이 큰 것으로 악명이 높다.
2004년 KPGA에 발을 들여놓은 배상문은 2009년 2년 연속 상금왕에다 공동 다승왕, 최저 타수왕 등 4관왕을 차지하는 등 국내를 평정했고, 올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 진출해 지난 10월 일본오픈을 포함해 3승을 거두며 상금왕까지 거머쥐며 한국과 일본을 정복했다. 국내에서 거둔 통산 7승 중 5승이 메이저대회 우승일 정도로 큰 대회에 강하다.
한편 이번 퀄리파잉스쿨에서 노승열(20'타이틀리스트)은 6라운드 합계 15언더파 417타를 기록, 공동 3위로 PGA 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재미교포 리처드 리(24)와 존 허(21)도 공동 24와 공동 27위에 올라 출전권을 확보했다. 이로써 내년 PGA 투어에서는 최경주(41'SK텔레콤), 양용은(39'KB금융그룹), 위창수(39'테일러메이드), 강성훈(24'신한금융그룹)과 교포 선수인 나상욱(28'타이틀리스트), 앤서니 김(26'나이키골프), 이진명(21'캘러웨이) 등 출전권을 이미 갖고 있는 7명을 포함해 총 11명의 코리안 브라더스가 활약하게 됐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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