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산 하이브리드車 혜택받기 '그림의 떡'

대구시 1600cc 미만에만 적용…비싼 수입차는 수혜, 국산 홀대

대구시의 환경친화적 하이브리드 자동차 우대 시책이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적용 대상이 1600㏄ 미만 차량으로 한정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차량 대수가 극히 미미한데다 가격이 비싼 수입차는 혜택을 받는 반면 국산차는 상당수가 제외됐기 때문이다.

◆생색내기식 혜택

대구시는 이달 초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환경친화적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지원책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환경친화적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지원책을 갖고 있는 곳은 수도권이 유일했다. 수도권은 2005년부터 환경친화적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해 유료도로 할인 등 정책적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에 동참하도록 하는 유도책을 내놨다.

대구시도 내년부터 공영주차장 주차요금과 유료도로 통행료를 60% 감면해 준다고 발표했다. 다만 그 대상이 지식경제부에서 고시한 하이브리드 자동차 중 배기량 1600㏄ 미만인 차량에 한정된다는 것이다.

1600㏄ 미만에 한하는 대구시의 기준에 따라 감면을 받게 되는 차종은 아반떼 1.6LPI 하이브리드, 포르테 1.6LPI 하이브리드,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 혼다 인사이트 하이브리드 등 4종에 불과하다. 대구시에 등록된 차량 대수도 총 718대로 극히 미미한 수준. 특히 아반떼 1.6LPI 하이브리드와 포르테 1.6LPI 하이브리드는 관용차로 쓰이고 있는 차량이다. 대구시에 등록된 환경친화적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1천500대 가량이지만 절반 정도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대구시는 "앞으로 전기자동차, 연료전지자동차, 태양광자동차 등으로 지원 대상을 넓히겠다"고 했지만 정작 해당 차량은 단 한 대도 없다.

◆국산차 홀대

대구시 정책의 문제는 국산차 홀대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배기량을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나누다 보니 3천600만원대의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혜택을 받고 K5 하이브리드, 소나타 하이브리드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 기현상이 일어난 것. K5 하이브리드는 2천925만~3천195만원, 소나타 하이브리드는 2천975만~3천295만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구시의 혜택을 받기 위해 배기량이 낮은 차량을 구입하는 소비자는 없겠지만 설익은 제도로 환경친화적 차량 우대 운운하면 반발만 살 게 뻔하다"며 "수도권과 다른 기준에 대해서도 납득할 만한 조치가 있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애초 모든 환경친화적 차량에 대해 혜택을 주려고 했지만 시의회의 조례 개정 과정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이 고가인 점을 감안해 배기량이 적은 차량으로 한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 배기량 기준을 높여 모든 환경친화적 하이브리드 차량이 혜택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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