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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대병원서 시각장애 오케스트라 '감동 연주'

을지대병원서 시각장애 오케스트라 '감동 연주'

"음악으로 이렇게 사람을 울릴 수가 있나요."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하트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7일 대전 을지대병원에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낮 12시20분부터 약 40분 동안 병원 로비에 울려 퍼진 아름다운 선율은 병마와 싸우느라 지친 환자들의 마음을 달래기 충분했다.

매주 수요일 을지대병원에서 열리는 '수요음악회'를 통해 대전을 찾은 하트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 오펜바하의 '캉캉', '아리랑 환상곡' 등 동·서양을 아우르는 매혹적인 클래식 음악을 선보였다.

악기를 찾으려고 더듬거리던 손은 단장의 '하나, 둘, 셋'하는 구호가 끝나자 능숙하게 현을 오갔고, 이내 유려한 연주를 만들어냈다.

단장 이상재(44)씨는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고자 많은 연습을 했다"며 "오늘 공연을 통해 몸과 마음이 지친 환자들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리 골절로 2주째 입원해 있는 이모(34)씨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시각장애를 가진 분들이 이렇게 멋진 연주를 할 줄은 몰랐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천식을 앓고 있는 김모(56·여)씨는 "음악을 듣고 감동한 적은 처음"이라며 "날씨가 추워지며 병세가 악화해 힘들었는데, 위로가 됐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2007년 결성된 하트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단원 21명 중 13명이 시각장애인이다.

지난 10월에는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암전 상태에서 공연을 펼쳐 미국 관객에게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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