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500만 시도민들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동남권 신공항 밀양유치를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신공항이 백지화되면서 정부에 엄청난 배신감을 갖게 됐다.
이런 와중에 작지만 희소식이 하나 날아들었다. 제2항공교통센터가 대구에 들어서게 됐다는 소식이 그것이다. 2001년 인천공항이 개항하면서 대구를 떠났던 항공교통센터가 10년 만에 다시 고향 대구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제2항공교통센터는 신설되는 국가기관인 만큼 인천 항공교통센터(ACC: Area Control Center)보다 더 좋은 시설로 설계되어 센터가 들어설 대구 혁신도시와 함께 지역발전의 중추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항공교통센터는 공항 이착륙 허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영공을 지나는 모든 항공기에 비행 관련 정보(타 항공기, 날씨 정보 등)를 제공해 안전한 비행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그동안 항공교통센터는 인천 한곳밖에 없어 증가하는 항공교통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9월에는 인천 항공교통센터가 작동 불능상태가 돼 우리나라 전역의 항공기가 무려 1시간 동안이나 우왕좌왕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2015년부터 운용되는 제2항공교통센터는 인천 항공교통센터가 다시 작동 불능상태가 되면 인천 항공교통센터가 관제하는 구역의 항공기들을 대구 제2항공교통센터에서 관제함으로써 항공 교통대란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인천 항공교통센터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대한민국 전역의 항공기에 대해 중단 없는 관제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국토해양부는 제2항공교통센터에 대해 평상시에는 제2항공교통센터가 인천 항공교통센터와 함께 우리나라 상공의 관제구역을 나누어서 운용하다가 유사시 이들 가운데 어느 하나가 작동오류나 관제 불능상태가 되면 한 군데에서 두 센터의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구 신서혁신도시에 건설되는 제2항공교통센터는 인천 항공교통센터와 면적도 비슷하고 인력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신의 기자재가 들어오고 관제사 교육, 기술교류 등 외국과의 관제교류를 통해 동북아시아의 중추 관제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2항공교통센터는 160여 명의 인력이 상주함에 따라 가족을 포함하면 500여 명 이상의 인구유입이 예상되고, 관제가 필요한 초경량항공기의 교육, IT, 통신, 전자 등 항공관제 관련산업의 육성과 인력양성 수요를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일부 지역민들은 제2항공교통센터가 대구혁신도시에 들어오면 주변의 상권이나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오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으나 인천 항공교통센터의 사례에서 보듯이 주변에 일반건물이 들어서고 있음을 볼 때 지역주민들에게 미치는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본다.
특히 제2항공교통센터 유치가 K2 이전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 국토해양부가 후보지 공모 때 '지방 대도시 가운데 한곳이 될 수밖에 없다'는 기준에서 보듯 센터가 K2 이전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주장은 지나친 걱정이다. 항공교통센터는 서비스의 공간적 범위가 매우 넓고, 아울러 대도시에 입지하는 것이 타당한 광역적 기능을 가진 시설이라는 점을 감안 한다면 제2항공교통센터의 대구 유치는 많은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기대되는 사업으로 판단된다.
제2항공교통센터 설치는 이제 인천공항과 인천 항공교통센터 하나만의 원-포트(one-port) 국가중추공항시스템으로는 안 된다는 논리를 방증하는 것이다. 이제 제2항공교통센터 대구 유치를 동남권 신공항 재추진의 발판으로 삼고, 이를 지역발전의 촉매제로 삼아야 한다.
윤대식/영남대 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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