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은 호색이라는 옛말이 있다. 이 말을 들으면 왠지 수염이 온 얼굴에 가득하고 가슴이 떡 벌어진 사나이가 여자를 품에 안고 갈비를 뜯으며 말술을 마시는 광경이 언뜻 떠오른다. 많은 남자들의 욕심은 돈을 왕창 벌거나, 큰 권력을 손에 넣거나, 이름을 영원히 남기는 것이다. 항문이 찢어질 정도로 가난했던 까닭에 내 자식들에게는 가난을 넘겨주기 싫어 개처럼 돈을 번다고 했다. 권력을 손에 넣기 위해 남에게 비아냥을 듣지 않기 위해 죽어라고 공부해서 인정받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런 숭고하고 감동적인 삶의 목표와 노력들은 한마디로 다 암컷에게 잘 보이기 위한 '생쑈'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의 뿌리가 태초에는 아메바나 세균과 같은 단세포였고 그것들이 물속에서 헤엄치고 살다가 어떤 놈은 양서류가 되었다가 뭍짐승으로 변했다고 진화론자들이 말한다. 그 젖빨이 짐승들이 진화를 해 원숭이 비슷한 유인원이 됐다가 몇 만 년 전에 드디어 직립 보행하는 인간이 됐다고 한다. 인간이 아무리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다니며 도덕이니 문화니 푼수 떨지만 근본은 짐승이다.
짐승은 힘이 세거나 덩치가 크거나 혹은 모양이나 색깔이 현란해야 암컷이 제 것이 된다. 인간은 교활해서 짐승처럼 솔직하지 못하고 온갖 교언영색으로 자신의 숨은 의도를 숨기고 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합리화한다. 그러나 그런 변명이나 사기술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므로 남자들의 사고와 행동을 마냥 욕할 수만은 없다. 그렇다고 무작정 이해만 하고 가만둘 수만은 없는 일이다.
동기는 짐승과 같더라도 결과는 달라야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되는 것이다. 옛날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로마의 카이사르, 프랑스의 나폴레옹, 독일의 히틀러, 미국의 아이젠하워'맥아더, 일본의 도조 히데키 등 수많은 영웅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뭐라고 많이 떠들어댔지만 결국은 여자에게 잘 보이기 위한 행동을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이 추구한 돈과 명예, 그리고 권력에 대한 의지는 결국 그들의 사랑하는 연인에게 잘 보이기 위한 어리광이요. 재롱일 뿐이다. 그 연인은 그 사내 곁의 여자일 수도 있으나 결국 그 연인은 어머니요 또한 누나들의 딴 모습인 것이다.
사내들은 어릴 때 "아이고, 내 새끼 잘한다"는 엄마나 누나의 칭찬이 어른이 되어서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런 무의식의 욕구가 어른이 되어 사회가 용납하는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이 영웅인 것이다. 영웅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승자독식하지 않으며 남들이 원하는 행동을 용감하고 고독하게 실천하는 사내야말도 깡패가 아닌 멋있는 영웅이 되는 것이다. 혼자 먹으면 돼지가 된다던 어린 시절 엄마의 말을 잊지 말아야 진정한 영웅이 된다.
권영재 미주병원 진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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