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FTA 뒤통수 친 루이뷔통…유럽 관세 인하 효과 기대했지만

유럽산 명품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명품 수요 증가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다. 짝퉁 명품을 몰래 들여오다 적발된 사례도 여전하다.

관세청이 8일 집계한 'EU 지역에서의 시계'의류'가방 수입현황'을 보면 올해 1∼10월 시계와 의류, 가방 3개 품목의 수입액은 12억172만달러로 지난해 연간 수입액 9억4천425만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EU 지역에는 에르메스, 루이뷔통, 샤넬, 페라가모 등 명품브랜드가 많아 수입품의 상당수는 명품으로 추정된다.

가방은 2010년 5억7천157만달러가량 수입됐으나 올해는 10개월 만에 7억4천950만달러로 31% 급증했다. 2009년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78%에 이른다. 의류는 작년 3억6천608만달러에서 올해 10월까지 4억4천530만달러로 21.6% 늘었고, 시계 수입도 659만달러에서 747만달러로 13.4% 증가했다.

수입물량은 큰 차이가 없었다. 가방 수입물량은 작년 134만㎏에서 올해 137만㎏으로, 의류는 157만㎏에서 160만㎏으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시계는 5만4천㎏에서 4만9천㎏으로 오히려 줄었다. 관세청은 "수입물량이 비슷한데도 수입액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고가의 상품 수입이 증가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가방 수입 평균단가(수입량÷수입액)는 426.81달러에서 544.47달러로 27.6%나 올랐다. 의류 단가는 233.75달러에서 278.34달러로, 시계 단가는 121.28달러에서 152.65달러로 각각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을 대하는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올라가면서 한'EU FTA로 관세가 인하되자 수입상들이 오히려 더 비싼 상품을 들여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세인하에 따른 수입가격 하락'을 기대했던 정부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명품 열풍은 세관의 짝퉁 적발 실적에서도 증명된다. 관세청이 1∼11월 단속액을 보면 올해 적발된 짝퉁 가방은 2천53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연간 단속액 2천374억원과 비슷하다. 시계는 869억원으로 이미 작년(연간 330억원)의 배를 넘었다. 짝퉁 의류는 608억원으로 1년 전(2천29억원)보다 크게 줄었으나 여전히 많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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