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車부품업계 '땅 전쟁'…테크노폴리스 내 복합단지

6개 필지 두고 8개 업체 경쟁

"공장 부지를 분양 받아라."

대구경북지역 자동차부품 업계의 '땅전쟁'이 시작됐다. 대구테크노폴리스 첨단복합산업단지 내 공장용지의 신규 분양 신청에 용지난을 겪고 있는 자동차부품 업체들이 대거 몰려든 것.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구경북본부는 지난달 22일 대구테크노폴리스 첨단복합산업단지 내 공장용지 15필지(21만2천㎡)를 신규 공급한다고 밝혔다. 필지별 규모는 3천712㎡에서 2만7천959㎡며 필지당 분양금액은 10억6천200만원에서 69억4천600만원이다. 특히 LH는 필지를 산업 용도에 따라 전기전자용 3필지(7만7천658㎡), 정보통신용 6필지(2만7천923㎡), 자동차부품용 6필지(10만6천752㎡) 등 세 부분으로 나눠 분양 신청을 받았다.

지난달 30일 분양 신청이 마감된 결과 분양을 신청한 업체들은 총 8곳으로 모두 자동차부품 회사였다. 전기전자와 정보통신용 9필지에는 아무도 신청하지 않은 반면 자동차부품 회사들이 대거 몰려 지역 자동차부품 업계의 성장세를 증명했다.

자동차부품용 6필지의 분양 신청 내용 역시 만만치 않다. 6개 필지 중 1개 필지를 유일하게 신청한 업체는 단 한곳에 불과해 나머지 7개 업체는 필지 분양을 두고 치열한 각축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8개 업체 중 2개 업체는 5개 필지(8만824㎡)의 동시 분양을 요청했다"며 "다른 업체들 역시 2개 필지 분양을 요청하고 있어 모든 업체들이 용지를 분양받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자동차부품업계의 용지 분양 경쟁은 최근 급격히 성장 중인 자동차부품 업계의 분위기에 따른 것이다. 대구지역 자동차 부품 수출은 2009년 4억1천만달러에서 지난해 6억7천400만달러로 훌쩍 뛰었다. 특히 올해는 한EU FTA의 발효와 한미 FTA 비준안 통과 등 세계 시장 진출로 인한 생산량 증가 등이 예상되고 있어 자동차부품업계의 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업계는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경창산업은 이번 용지 분양에 8만824㎡(2만5천여 평)를 신청했다. 손전익 부사장은 "내년 6천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공장을 증설하고 신사업 진출을 위해 이번 용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대구성서산업단지공단 김낙현 부장은 "성서공단 내에 입주한 자동차부품 업체들이 용지를 구하려고 여기저기로 뛰어다니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산업용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제자유구역청은 9일 서류 심사를 시작해 다음 주 업체의 현장방문을 거친 뒤 16일쯤 분양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전기전자와 정보통신용지가 신청자가 없는 반면 자동차부품과 기계부품 분야에서는 용지 부족으로 인해 요구가 증가하고 있어 이를 돌리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며 "테크노폴리스 내 공장용지 공급은 2009년 말 이후 2년 만으로 그동안 공장 용지난에 시달리는 지역 자동차부품 업체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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