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결별을 선언했다. 손-박 체제로도 불리던 두 사람의 공조는 막을 내렸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야권통합 방식에 대한 반대의사를 확실하게 표현한 것이다.
박 전 원내대표는 7일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손 대표가 전당대회에 관한 모든 내용은 본인과 합의처리하기로 해 놓고 당 바깥 세력과 밀실 야합을 했다"고 맹비난 한 뒤 "나의 길을 가겠다"고 결별의사를 밝혔다.
동교동계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으면서 민주당의 지역적 기반인 호남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박 전 원내대표가 손 대표의 적극적인 통합 행보에 결정적으로 반기를 듦에 따라 민주당의 '혁신과 통합'을 주축으로 한 시민통합당과의 통합을 향한 행보는 막바지에서 난관에 봉착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복심 역할을 맡았던 박 전 원내대표를 끌어안지 못할 경우 통합신당은 지역적으로나 정통성 측면에서 결함을 안고 출발하게 될 것"이라며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민주당이 쪼개질 때와 같은 상황을 반복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를 필두로 한 통합 반대파들은 8일 지역위원장 회의, 9일 당무위원회, 11일 전당대회에서 어떻게 반대의사를 표시할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박 전 원내대표가 손 대표와 결별을 선언한 만큼 향후 민주당 내 통합안 논의과정에서 호남세가 조직적으로 반발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1만2천 명의 대의원 가운데 정족수인 6천 명의 참여를 보장할 수 없게 돼 11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개최 불발도 우려되고 있다.
호남지역의 한 지역위원장은 "수도권에서 선거 때마다 호남세를 '구태'로 모는 정치권의 행태에 분노하는 지역인사들이 많다"며 "민주당이 어려울 때 맏아들 역할을 톡톡히 해온 호남지역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대파들은 향후 당내 통합논의과정에서 강력하게 반대의사를 표시하거나 모든 논의에 불참하는 방법으로 반대입장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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