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필름통] 호주머니 터는 3D 재개봉

정확히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약 6천~7천 편의 영화를 소장하고 있다.

초기에는 VHS(비디오테이프)를 모았다. 그러다가 LD(레이저디스크) 시대를 맞아 화질에 광분하면서 한 편에 10만원씩 하는 LD를 모았다. 짧은 LD시대를 넘어 DVD가 나오자 컴팩트한 사이즈에 혹해 2천~3천 편을 구입했고, 이제는 블루레이디스크로 넘어와 또 '그 짓'을 반복하고 있다.

좋아하는 영화의 경우 매체별로 모두 소장하고 있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한 영화에 10만원 이상의 거금이 투입되기도 한다.

적어도 예전에는 영화 1편을 극장에서 보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영화를 극장에서 반복해서 봐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 3D로 컨버팅(전환)해서 재개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라이온 킹'(1994)을 시작으로 디즈니와 픽사의 명작들이 잇따라 3D로 개봉한다. '라이온 킹'은 아기 사자 심바가 밀림의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2D 애니메이션이다. '라이온 킹 3D'는 지난 9월 미국에서 3D 버전으로 개봉돼 2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미녀와 야수'(1991)도 내년 3월 말에 3D로 개봉할 예정이고, '니모를 찾아서'(2003), '몬스터 주식회사'(2001년)도 내년 9월과 2013년 개봉한다.

내년에는 실사영화도 3D로 잇따라 개봉한다. 내년 2월에는 '스타워즈 에피소드1'(1999년)이 개봉되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타이타닉'(1997년'사진)도 4월 말에 개봉할 예정이다. 2012년은 타이타닉호가 침몰(1912년 4월 14일)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라서 그에 맞춘 기획이다.

특히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3D 영화의 문을 연 감독이다. '타이타닉'은 역대 흥행 1위인 3D 영화 '아바타'(27억7천만달러)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 18억4천만달러의 흥행수익을 올린 작품이다. 아무래도 3D에 대한 유혹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타이타닉3D'는 타이타닉 침몰 순간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의 유명한 뱃전 장면 등이 더욱 생생하게 그려질 전망이다.

지난 2006년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을 세운 '괴물'(봉준호 감독)의 3D 버전도 개봉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타워즈'의 경우 내년부터 매년 한 편씩 6년 동안 3D로 재개봉할 예정이라서 2012년은 여러모로 3D 영화의 전기가 될 모양이다. 3D '재탕 영화'를 보느라 또 다시 극장을 찾아야 하는 상황. 한편으로 기대도 되지만 호주머니가 털리는 느낌도 어쩔 수 없다.

김중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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