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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북핵원칙 재확인.."연내 3라운드 힘들 듯"

한미 북핵원칙 재확인.."연내 3라운드 힘들 듯"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이른바 비핵화 사전조치 문제를 놓고 한국, 미국, 북한이 대립하는 가운데 한미가 8일 "대화를 위한 대화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미는 나아가 "북한이 구체적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야 한다"면서 비핵화 사전조치의 핵심인 우라늄 농축프로그램(UEP) 중단 등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압박했다.

신임 인사차 방한한 글린 데이비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우리측 6자 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면담 후 나온 이런 입장은 한미가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모멘텀을 만들기 위해 유연성을 모색할 것이라는 기존 관측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는 것이다.

앞서 외교가에서는 연내 후속 대화를 위해 한미가 사전조치에 대해 유연하게 접근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게 제기됐었다.

이는 북핵 후속일정이 올해를 넘기면 대화의 동력이 떨어질 수 있는데다 북한이 강성대국 진입을 선언한 내년에는 한국과 미국에 총·대선의 정치 일정도 있어 상황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데이비스 대표가 면담 후 "남북간에도 활발한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한미동맹과 대북정책에 대한 한미공조를 강조한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1·2차 남북·북미 대화에 이은 이른바 3라운드 접촉과 관련해 미국이 아직은 앞서 끌고나갈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분석에서다.

이런 이유에서 외교가에서는 연내 3라운드 접촉이 이뤄지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핵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취지의 외무성 담화를 발표한 반면 한미는 비핵화 사전조치를 수용하라고 재차 요구하는 등 아직 양측간 기싸움이 계속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남북·북미가 기본 입장의 토대에서 서로 상대방에 요구만 하는 상태"라면서 "아직 변화나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남북·북미 대화에서 진전이 없을 경우 강성대국 진입을 선언한 내년에 북한은 3차 핵실험 등과 같은 '도발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인만큼 미국이 이를 관리하는 차원에서라도 북한을 상대로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여전히 적지 않다.

데이비스 대표가 한국 정부 내에서 대북 유연성을 강조하고 있는 류우익 통일부 장관과 1시간여 동안 가진 비공개 회동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그가 4박5일이나 한국에 머무는 것도 주목해볼 만한 점이다. 이날 김성환 외교부 장관과 천영우 외교안보수석을 만난 그는 출국일인 11일까지 다양한 국내 인사를 면담하면서 3라운드 북미 대화를 위한 한국의 정확한 입장 파악에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여기에다 북한도 대화가 진전돼 미국의 식량지원 등과 같은 보상이 이뤄지길 희망한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10월 2차 북미 고위급 대화후 "핵 활동을 중단하려면 거기에 따른 조치가 있어야 한다"면서 '경수로 제공시 UEP 중단'으로 해석될 수 있는 유연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북미가 모종의 타협점을 만들기 위해 뉴욕채널 등을 통한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이것이 3차 북미대화로 표면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외교가에서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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