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 팔도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을 오르는 거라네'(안도현의 시 '연탄 한 장'중에서)
이달 5일 오후 3시, 경산시 자인면 동부리 마을 입구에는 시커먼 연탄과 김장김치 포대를 가득 실은 화물차가 부릉부릉 소리를 내며 조붓한 시골길을 오르고 있다.
'경산우체국 집배원 365봉사단' 7개 팀, 69명이 연말을 맞아 홀몸노인, 조손가정, 장애인 등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뜻한 겨울을 날수 있도록 연탄 1천 장과 김장김치 35포대를 배달하는 날이다.
연탄을 싣고 온 차가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는 마을 골목길에 이르자, 봉사단원(사진)들이 줄지어 릴레이 방식으로 박분심(78) 할머니 집에 연탄을 날랐다. 시커먼 탄가루에 금세 검댕이가 된 봉사단원들의 얼굴에는 추운 날씨인데도 구슬땀이 맺혔다.
"안 그래도 날씨는 추워지고, 연탄은 다 떨어져 가서 큰 걱정이었는데 이렇게 고마울 수가…."
낡은 부엌에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는 연탄을 바라보는 박 할머니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김성환 경산우체국장은 "버튼만 누르면 집안이 따뜻해지는 보일러생활에 익숙한 현대인들이지만,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한겨울 연탄불 온기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저소득 가정이 많다" 면서 "비록 3.6㎏, 450원 하는 연탄 한 장이지만, 자신을 태워 주위사람들을 따뜻하게 해주는 '연탄불 사랑'같은 마음으로, 소외계층의 손과 발이 되는 진정한 이웃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성한 시민기자 shk4275@hanmail.net
멘토:이종민기자 chunghama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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