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은행·주요 그룹 '우울한 2012' 전망

한국은행과 국내 주요 그룹들이 내년도 국내 경기를 어둡게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2012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에서 대폭 하향했고 국내 주요 그룹들 역시 내년 수출 환경을 올해보다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은이 발표한 '2012년 경제전망'에 따르면 내년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3.7%를 기록하면서 올해보다 0.1%포인트 둔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7월 전망치보다 0.9%p 내린 수치이다. 분기별로는 올해 하반기 3.8%에서 내년 상반기에는 3.4%까지 떨어졌다가 하반기 다시 3.8%로 오르는 '상저하고'(上低下高)의 모습을 띨 것으로 예측했다.

분야별로 보면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2.5%에서 3.2%로 증가폭이 확대되는 반면 설비투자 증가율은 4.5%에서 4.2%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지출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가계의 소득이 개선되며 증가폭이 확대됐지만, 설비투자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증대로 증가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로 올해보다 대폭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전망치인 4.0%를 유지했다. 한편 한은은 2013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2%로 추정했다.

국내 그룹들은 내년도 경기에서 수출 악화를 우려했다. 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주요 그룹 22곳을 대상으로 '2012년도 경제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68.2%(15곳)가 내년 수출환경이 금년보다 나빠지거나 다소 악화될 것으로 대답했으며, 63.6%(14곳)는 자금조달 환경도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별 수출환경 전망을 보면 유럽(81%)과 미국(43%) 시장이 악화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많았다. 이는 최근 글로벌 재정위기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의 경제 환경이 내년에도 비슷하게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전체의 82%가 내년에는 투자를 유지하거나 확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며 "이는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에 따른 국내경기의 위축을 극복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내년 원'달러 환율에 대한 전망은 응답 그룹의 95%가 올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하락(원화가치 절상)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평균 유가 역시 현 수준을 유지(55%)하거나 소폭하락(36%)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한편 기업들은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에 대해 대부분(86%)이 3~4% 성장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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