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선 1년 남기고 'MB 정치' 퇴장, 형님정치 이상득 총선 불출마 정계 은퇴

청와 대 정치실장, 특보들 전원 교체, 대통령실장에 하금열 SBS 상임고

대선을 1년 남기고 정치권이 큰 요동을 치고 있다. '형님 정치'로 갖가지 의혹을 받던 이상득(경북 포항남구·울릉군) 의원이 11일 내년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 대 정치실장, 특보들 전원 교체, 대통령실장에 하금열 SBS 상임고문 내정하고 김덕룡 국민통합특보, 이동관 언론특보, 박형준 사회특보, 유인촌 문화특보 등도 모두 해촉했다. 정치형 실장 특보는 모두 내 보낸 것이다. 이명박 정권 내내 형님 정치, 실세 정치로 논란이 됐던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도 "당이 새롭게 태어나는데 하나의 밀알이 되고자 한다"면서 총선 불출마를 밝히고 사실상 정계를 은퇴했다.

이에따라 이상득 의원이 나오면 나도 나온다던 영남권 다수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 여부를 결정해야할 기로에 놓이게 됐으며, 타 지역의 다선 의원들도 과연 뭐 잘한게 있느냐는 눈총을 받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이자 국회부의장을 지낸 이 의원은 11일 오후 4시30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의 쇄신과 화합에 작은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면서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이 의원은 "지난 2008년 8월 정치 불개입을 선언하고 자원외교에만 전념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지금 우리 한나라당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평생을 한 정당에 몸바쳐 당3역과 최고위원까지 지낸 사람으로서 매우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집권 여당으로서는 신한국당 사태 때보다도 더한 내홍과 국민적 불신, 지지도 추락으로 완전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 SD로 불렸던 이상득 의원은 "한나라당은 나에게 가족이자 생명과 같은 존재로 그런 우리 당이 지금 매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단합만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난 2004년 탄핵정국 때는 당이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었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철저히 반성하며 천막당사로 이사하고 진심 어린 노력으로 단합한 결과 국민의 사랑을 다시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보좌관의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의 보좌관 박모씨는 SLS그룹 이국철 회장측으로부터 수억 원대의 금품을 수수해 논란을 빚은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의 불출마 사유와 관계없이 소장파 홍정욱 의원에 이어 당내 최고령(76) 최다선(6선)인 이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쇄신국면 속에서 당내 불출마 러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디도스 파문' 등으로 당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내년 총·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계파를 초월해 대대적인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다 친박 내부에서 전면등판을 앞두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의 활동공간을 넓혀주기 위한 '자발적 용퇴'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어 향후 연쇄 불출마 선언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지역과 나이, 계파를 떠나 전체 의원이 불출마 압박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미화 기자 mag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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