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병휘의 교열 斷想] 이런 친구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자신의 삶이 모두 만족스러울 수는 없다. 그러다 보니 불만에 가득 차 과거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채 그것이 열등감으로 작용할 경우 절망에 사로잡혀 살아갈 수 있다.

열등의식은 실체가 없는 그림자로 그것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따라 결과가 매우 달라진다.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우리의 행동을 나쁜 쪽으로 자극하여 파괴적으로 나아가게 하며, 반대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자신감을 얻고자 노력하게 하여 창조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 열등의식에서 벗어나려면 매사에 열심히 효과적으로 임하는 자신의 의지가 중요하다.

'효과'와 '효율'에 대해 알아보자. '효과'는 어떤 목적을 지닌 행위에 의하여 드러나는 보람이나 좋은 결과이다. "같은 약이라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 효과가 다를 수 있다." "남편의 말은 아내의 슬픔을 달래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로 쓰인다. '효율'은 들인 노력과 얻은 결과의 비율을 뜻한다. "효율을 떨어뜨리다." "기술의 발달은 자연 자원 이용의 효율을 높여 주었다."로 활용한다. '효과'는 나타난 성과 즉 목표를 달성했는지의 여부, '효율'은 그 성과에 대해 자원을 얼마나 투입했는지 즉 투입 대비 산출의 개념으로 보면 된다.

'효과' '효율'과 같이 '효능' '효력'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효능'은 효험을 나타내는 능력으로 "그는 자신이 만든 약품의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정부의 이번 대책이 과연 그 효능을 다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로 쓰인다. '효력'은 약 따위를 사용한 후에 얻는 보람, 법률이나 규칙 따위의 작용으로 "진통제의 효력이 떨어져 환자가 고통을 호소했다." "그의 명령은 효력을 잃은 약처럼 부하들에게 더 이상 먹혀들지 않았다."로 활용한다.

함석헌 선생은 '그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시(詩)에서 '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중략)'라며 살아가는 동안 자신을 깊이 이해해 주고 믿어 주는 그런 친구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았다. 내 모든 것을 믿어 주고 내 깊은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슬플 때 달려가 엉엉 울어도 그런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 주는 친구가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삶은 외롭지 않을 것이다.

일생에서 이 같은 친구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이런 친구를 아직 만나지 못했다면 내가 먼저 다가가 그런 친구가 되어주자. 그러면 내 곁에도 그런 친구가 슬며시 다가와 있을 것이다. 이런 친구 사이에 효과니 효율이니 효능이니 효력이란 단어를 개입시키지 말자.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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