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 선정 '빨간불'..유력후보 IST '흔들'
제4이동통신사의 유력 후보였던 IST(인터넷 스페이스 타임) 컨소시엄에서 주요 투자자인 현대그룹이 빠지는 중대 변수가 일어나면서 제4이통사 선정 작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제4이동통신 사업권을 놓고 KMI(한국모바일인터넷)와 양자대결을 벌이던 IST는 12일 2대 주주인 현대그룹(현대유엔아이·현대증권)이 1천700억∼1천800억원 규모 투자를 철회하겠다고 밝히면서 심사에 불리한 상황에 부닥치게 됐다.
◇제4이통 선정 험로…'무산' 관측도 = 방송통신위원회는 심사 도중에 주요주주에 변동이 생긴 IST에 대한 후보자격 검토에 착수했다.
이상학 방통위 통신정책기획과장은 "투자철회가 맞는다면 법률자문을 받아 심사 지속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허가신청 요령에 따르면 주요주주 변경을 할 수 없게 돼 있지만, 민감한 사안인 만큼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ST가 심사를 계속 받게 되더라도 '재정 능력' 부문에서 감점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3가지 심사사항 중 한 항목에서 기준점(60점)을 넘지 못하면 심사에서 탈락하게 된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KMI가 제4이통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커졌지만, 업계에서는 KMI가 이미 두 차례 제4이통 심사에서 탈락한 '과거'를 지녔다는 점에서 제4이통 선정작업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KMI는 과거 2번 모두 '주요주주 구성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제4이통 허가 심사에서 떨어졌다.
이에 대해 KMI는 "이번에는 30대 그룹에 속한 대기업군과 중견·중소기업, 벤처기업과 대학교 산학협력업체 등으로 주요주주를 전면 개편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방통위가 통신요금 인하 정책 중 하나로 '제4이통 출범을 통한 가격 경쟁 유도'를 내놓았을 정도로 제4이통 선정에 대해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는 점에서 섣부르게 예측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방통위는 연내 제4이동통신사업자를 선정한다는 목표하에 두 컨소시엄에 대해 사업자 선정을 위한 심사를 진행중이었다. 앞서 두 컨소시엄은 통신사업 적격 심사를 통과했다.
◇IST·중소기업계 '충격' = 양승택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끄는 IST는 범 중소기업계 컨소시엄인 'SB모바일'을 1대주주로, 현대그룹을 2대주주로 출발하려 했지만 현대 측의 투자철회 결정으로 사업 추진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현대그룹은 애초 현대유엔아이를 통해 350억원을 직접 투자하고 현대증권[003450]이 사모펀드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총 1천700억∼1천800억원 가량을 투자해 IST의 초기 자본금 7천38억원의 25%가량을 담당할 계획이었다.
현대유엔아이는 "컨소시엄 내 복잡한 문제로 원만한 사업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투자철회 방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현대와 IST가 사업 구상이나 경영권 문제 등으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IST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며 "일단 현대 투자금을 제외한 나머지 자본금을 토대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애초 IST가 '중소기업이 주도하는 이통사'를 표방한 만큼 이번 현대그룹 철회 결정에 중소기업계가 받은 충격도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업 추진을 주도해 온 중소기업중앙회의 신뢰도가 크게 하락하면서 심사가 계속된다 하더라도 투자 중소기업들의 이탈이 이어지리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중소기업중앙회가 '현대'라는 이름을 앞세워 투자를 강하게 독려해 왔다는 시각도 있었던 만큼 현대의 투자철회는 중소기업들의 투자 의향에 큰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앙회를 믿었던 일부 업체들의 상실감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정확한 사실 관계가 파악되는 대로 중앙회의 확실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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