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非주택담보대출 사상 첫 250조원 넘어

고금리라도 쉽게 생활비 빌려

마이너스통장 대출, 신용 대출, 예'적금담보 대출, 동산 대출 등 비주택담보 대출이 사상 처음으로 250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이다. 고물가 탓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내년 경제성장률도 낮을 것으로 보여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13일 한국은행의 가계대출 통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은행과 제2금융권 가계대출에서 주택대출을 제외한 기타대출 잔액은 245조2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가량 늘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연말 잔액은 25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비주택담보 대출이 급증한 것은 고물가 부담으로 풀이된다. 가계가 부족한 생활비를 보충하려고 목돈 마련이 상대적으로 쉬운 마이너스통장 대출이나 예'적금담보대출을 적극 이용했기 때문이라는 것.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타대출의 용도를 구체적으로 알기는 어렵지만 주로 학자금이나 생활비인 것으로 보인다. 상환위험이 크고 담보가 없어 금리가 높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비주택담보 대출의 금리가 8% 이상으로 높다는 것이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이 포함된 일반신용대출의 경우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9월에 8.27%, 10월에도 8.22%의 이율을 보였다. 특히 내년 경제성장률 둔화로 고용사정이 올해보다 악화될 것으로 보여 가계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원리금 상환도 불투명하다는 것.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부채의 상당 부분이 생활비나 자영업 운영자금에 쓰이는 것으로 추정돼 향후 경기가 둔화하면 가계가 빚을 갚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