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성장에 울고 웃는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급증하면서 대구지역 휴대폰 부품업계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미리 스마트폰 부품 제조를 준비한 업체들은 주가와 매출의 상승을 불러일으키는 반면 일반 휴대폰 부품 제조를 그대로 유지한 업체들은 시장이 줄어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2008년 12월은 애플의 아이폰3가 국내에 처음 들어온 시기다.
이후 국내에는 삼성전자의 옴니아2와 애플의 아이폰3GS 가 2009년 10∼11월 연이어 출시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됐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2009년 11월 말 47만 명에 불과했지만 아이폰이 보급되고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가입자가 급속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2011년 3월 1천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후 7개월 만에 다시 2천만 명을 돌파했다. 업계는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 2천500만 명의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일반 휴대폰 가입자는 점차 줄어들었다.(그래프 참조)
이 같은 휴대폰 가입자 수의 증감에 따라 지역 휴대폰 부품업계의 판도도 뒤바뀌었다. 스마트폰 부품에 일찌감치 뛰어든 회사들은 덩달아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일반 휴대폰 부품을 생산하는 회사들은 어려움에 빠졌다.
지역에서 휴대폰 윈도를 생산하는 태양기전은 2009년 스마트폰이 등장하자 일반 휴대폰용 부품에서 전환해 스마트폰의 터치 기술 연구에 뛰어들었다. 3년에 가까운 연구 끝에 기술개발을 완료, 현재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휴대폰의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700억원에도 못미쳤던 매출이 올해는 1천400억원까지 늘어났다"며 "일찌감치 스마트폰용 부품 개발에 뛰어든 덕분에 그동안 힘들었던 시기를 넘겼다"고 밝혔다. 실제 태양기전은 2009년을 기점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그렸다. 2009년 3월 2천250원이던 주가는 지난달 25일 1만1천900원으로 5배 이상 뛰었다.
태양기전이 스마트폰으로 전환해 성공한 반면 기존 휴대폰 부품의 제조과정에서 전환을 뒤늦게 한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폴더와 슬라이드 등 일반 피처폰의 부품을 제조하는 업체들은 고난에 빠졌다. 지역의 한 상장사는 2009년 5월 한때 주가가 1만7천원을 넘어서는 등 상승세를 보였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부터 주가가 점점 하락, 올 8월에는 최저가를 기록하면서 곤두박질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슬라이드형과 폴더형 휴대폰 케이스를 만들거나 안에 들어가는 힌지를 생산하던 업체들은 주문량이 줄어들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비상장사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다"고 말했다.
휴대폰 케이스를 만들던 지역의 한 회사 역시 매출이 최고치에 비해 5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주가가 곤두박질친 것은 물론 대주주마저 바뀌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곳 관계자는 "스마트폰으로 휴대폰 시장이 바뀌면서 일반 휴대폰 생산 공정에서 변화도 일어났고 하청업체들도 바뀌었다"며 "현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다른 업체와 손을 잡아 스마트폰 부품 생산에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휴대폰 부품 업계의 명암에 대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강원 대경권지역본부장은 "휴대폰뿐 아니라 지역의 제조업체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업종별 트렌드를 잘 파악해서 대처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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