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선출된 대통령은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등 4명이다. 이들은 모두 임기 말 자신을 대통령으로 선출한 정당을 떠났다. 자의든 타의든.
이명박 대통령도 이제 임기 마지막 해를 곧 맞는다. 이 대통령은 탈당하지 않는 첫 대통령으로 남고 싶어했다. 그러나 상황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의 변화가 좀 더 구체적으로 가닥을 잡아가게 되면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결별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나라당도 내년 양대 선거를 치러내기 위해서는 '인기 없는' 이 대통령과의 관계를 유지시켜 나가려 하지 않을 것이고 이 대통령 역시 자신을 부담스러워하는 한나라당에 적(籍)을 두고 있을 이유가 점점 더 약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표 중심으로 당이 바뀔 경우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로 탈당카드를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1987년 이후 역대 대통령들의 집권당 탈당사를 되돌아본다.
◆1992년 노태우, 김영삼의 갈등과 노 대통령의 탈당
민자당 대선후보였던 김영삼 후보가 노태우 대통령의 사돈인 SK그룹에 대한 이동통신사업 허가 문제, 한준수 당시 연기군수가 폭로한 '관권선거 의혹사건'에 대한 중립 선거관리내각 구성을 위한 부분 개각 요구로 노 대통령과의 갈등 상황이 극에 달했다. 이에 1992년 9월 18일 노 대통령이 민자당을 탈당했다. 대선을 불과 3개월 앞두고 벌어진 일이었다.
◆1997년 이회창, 김영삼의 갈등과 김 대통령의 탈당
환란사태와 친인척 비리 사건으로 김영삼 정부가 위기에 처하자 김 대통령이 만든 신한국당은 한나라당으로 개명했다. 이후 한나라당은 김 대통령과 결별하고 이회창 후보 지배 아래로 들어갔다. 이 후보 측이 김 대통령의 이인제 후보 지원설과 함께, 김대중 후보의 비자금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 유보 결정을 내린 데 반발하며 김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했다. 1997년 11월 7일, 대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김 대통령이 신한국당을 탈당했다. 탈당을 관철시켰지만 이 후보는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에게 졌다.
◆2002 김대중의 민주당 탈당과 아들 비리
김대중 대통령은 2002년 5월 6일 각종 게이트 사건과 세 아들의 비리 연루 의혹으로 인한 물의에 대해 사과하고 국정에 전념하기 위해 민주당을 탈당한다고 선언했다. 김 대통령은 "저의 전 정치인생을 바쳐온 새천년민주당을 오늘로 탈당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이에 앞서 "최근 저희 자식들과 몇몇 주변인사들로 인해서 일어난 사회적 물의와 국민 여러분의 질책에 대해 무어라 사과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김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2007년 노무현의 열린우리당 탈당
2007년 2월 28일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은 열린우리당의 탈당 요구가 계기가 됐다. 노 대통령 집권 후 여러 가지 정책에 혼선, 문제성 발언 등으로 국민의 지지도가 격감하고 특히 지방선거와 보궐선거에서 연전연패하자 여당인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은 이대로 가면 의원직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서 그 원인을 노 대통령에게서 찾고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기에 이른 것이다. 열린우리당 내에서 친노파를 제외한 모든 의원이 노무현의 탈당을 요구했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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