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자체 실업팀 감독은 "이름 뿐"

일부 종목 개인코치와 훈련

대구시체육회 등 일부 지자체 실업팀이 '감독 따로, 선수 따로' 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수영 등 몇몇 종목의 경우 다른 종목들과 달리 선수마다 개인 코치가 따로 있어 소속팀 감독이 선수를 지도하는 경우가 별로 없는 등 '이름뿐인 감독'이라는 것이다.

특히 감독이 본업인 선수 지도보다 선수단 관리나 선수 영입 등에 치중하는 '반쪽 역할'을 하면서도 다른 종목의 감독과 비슷한 액수의 연봉을 받고 있어 형평성에 어긋나고 예산도 낭비된다는 목소리도 적잖다.

대구시체육회 수영팀의 경우 선수 5명 중 4명이 타지 출신으로, 전국체전 등 대회 때 대구 소속으로 출전하는 것 외엔 서울 등 수도권에서 생활하며 개인 코치와 훈련을 하고 있다. 때문에 실업팀 감독의 역할이 선수 지도보다는 선수단 통합 관리 차원에 그치는가 하면 전지훈련도 선수들이 있는 서울로 올라가 훈련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체육회 관계자는 "불합리한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종목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며 "이는 전국 모든 시'도의 공통적인 문제여서 어느 한 곳만 바꾼다고 개선될 수 없고, 그렇게 한다면 그 시도만 피해를 보게 된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또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한 종목에서는 선수 계약 시 '따로 코치를 두고 운동한다'는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좋은 선수를 영입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종목의 특수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실업팀 감독-개인 코치'라는 이원화된 시스템을 인정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선수 육성이나 선수단 운영 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예외 관행'을 개선해야 예산 낭비도 막고 감독이 지역 선수 발굴, 육성에 힘을 쏟아 지역 스포츠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

체육계에 몸담고 있는 한 관계자는 "감독이 선수 지도는 하지 않고 타지의 우수 선수 영입에만 신경을 쓰는 것은 감독이 아닌 스카우터일 뿐이다. 전국체육대회 등 대회에서 당장 눈앞의 성적을 내기 위한 '명의만 빌리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다른 지역의 우수 선수를 비싼 몸값을 주고 스카우트해 성적을 내는 것은 감독이 아니더라도 할 수 있다. 차라리 감독직을 없애든지 아니면 감독이 지역 선수를 중심으로 발굴, 육성하는 등 선수를 직접 지도할 수 있는 체계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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