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후불제 교통카드 "내년부터 골라 사용"

8개 카드사 동참의사 밝혀…5~30억 진입비용 관건

서울의 유통업체에 다니다 최근 대구지사로 발령받은 직장인 정모(38) 씨는 신용카드를 새로 만들어야 했다. 서울이나 인천, 대전, 부산 등지에서는 정 씨가 가지고 있던 신용카드를 후불제 교통카드로 쓸 수 있었지만 대구 대중교통에서는 쓸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정 씨는 "대구선 선불제 교통카드가 없으면 현금으로 요금을 100원 더 내야 하고 무료 환승 혜택도 받을 수 없다"며 "교통카드로 쓰기 위해 거래 실적이 없는 은행에서 신용카드를 추가로 발급받았다"고 불편해했다.

◆후불제 교통카드 확대

정 씨의 고민은 이르면 내년 6월쯤 해소될 것 같다. 대구시내 대중교통에 그동안 KB국민카드와 BC카드만 가능했던 후불제 교통카드가 내년부터 10개까지 대폭 확대될 전망이기 때문.

대구지역 후불제 교통카드 사업자인 ㈜유페이먼트는 최근 신용카드사 8곳에 후불제 신용카드 참여 여부를 밝혀달라고 통보했다. 현재까지 참여 의사를 밝힌 업체는 신한'삼성'현대'롯데'NH'외환'하나SK'씨티카드 등이다. 이 가운데 NH카드는 단말기 업그레이드와 인프라 구축을 끝내고 내년 1월부터 시범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유페이먼트와 신용카드 사업자 간 협의가 이뤄지면 신용카드사별로 회원 및 결제 정보 연동과 정산 대행 등 프로그램 개발을 거쳐 대구시의 사용 승인을 받게 된다.

◆카드사 진입비용 두고 이견

하지만 신용카드사와 ㈜유페이먼트 간 후불교통카드 결제 서비스 참여 대가인 진입 비용을 두고 이견이 있다.

유페이먼트는 프로그램 개발비 명목으로 카드사들에 진입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카드사별로 5억원에서 최대 30억원까지다.

카드사들은 "결제 서비스 인프라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금액이 너무 과도하다"는 반응이다. 신용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교통카드에 참여하려는 것은 실제 결제 수수료 수익보다는 점유율 확대를 위해 진입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페이먼트는 "카드사들의 시장 점유율과 사용 인구 등을 감안했으며 충분히 협상 가능한 금액"이라고 밝혔다. 실제 대중교통 이용인구가 대구의 3분의 1수준인 광주의 진입비용도 카드사별로 3억~5억원으로 결정됐다는 것. 유페이먼트 관계자는 "신용카드사별로 프로그램 개발과 현장 테스트를 하는 데 6개월이 걸려 개발비 부담이 크다"며 "시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카드사들과 원만한 협의를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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