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간의 공직생활 마감을 앞두고 4월 국토 종단에 이어 이달 16∼27일 호미곶에서 새만금까지 한반도 동서횡단 걷기 여행을 떠납니다. 한반도의 남북과 동서를 십자(+)로 걸으면서 남북 평화통일과 동서화합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달 31일자로 공직생활을 마감하는 김찬진(61'사진) 전 경산시 주민생활지원국장. 그는 정년퇴직을 앞두고 16일부터 12일 동안 해뜨는 포항시 호미곶에서 해가 지는 새만금까지 360㎞를 걷는다. 하루 평균 30㎞를 명상과 기도를 하는 마음으로 동서를 횡단할 계획이다.
김 전 국장은 신라 원효가 백제로 갈 때의 길을 되밟는다. 포항∼경주∼영천∼경산∼대구∼성주∼김천∼나제통문∼전북 무주∼진안∼ 완주∼전주∼군산∼새만금 구간이다.
"한반도의 가장 큰 염원은 남북통일과 동서화합입니다. 남북이 평화통일 되지 않고는 선진국가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남북이 갈라져 있는 상황에서 동서(경상도와 전라도)의 지역감정도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남북과 동서의 두 선이 합쳐지면 십자가 모습이 됩니다. 한민족이 짊어져야 할 십자가의 모습인 것입니다."
김 전 국장은 이번 여행을 통해 나라와 고향 경산의 문제, 살아온 인생과 살아갈 미래를 생각하고자 한다.
"삼국통일의 주역인 화랑들이 심신수련을 위해 산천유람을 했듯이 해뜨는 동쪽 경상도에서 해지는 전라도까지 아름다운 조국산하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 마음을 정리할 겁니다. 37년간의 공직을 마무리하고 남은 인생을 차분하게 설계하고 싶습니다."
그는 걷기 예찬론을 펼쳤다. "걷기는 행선(行禪)입니다. 걷다 보면 들끓는 마음도 가라앉아 정신이 맑아지고 마음의 평화가 찾아옵니다."
그는 올해 1월부터 공로연수중이다. 4월 1일부터 20일까지 '제3차 21세기 조선통신사 서울에서 동경까지 한'일 우정걷기 대회'에 참여해 서울∼부산 525㎞ 국토종단(본지 4월 1일자 29면 보도)을 한 바 있다. 비록 일본 지진으로 대마도에서 동경까지 633㎞ 구간은 걷지 못했지만 통신사 옛길 답사를 통해 한'일 양국의 우호 증진에 한몫을 했다.
김 전 국장은 "공직 37년은 꿈과 같은 세월이었다"며 "대한민국 정부의 국록을 받고, 많은 분들의 따뜻한 사랑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다"고 말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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