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게임 테트리스가 예술로…

봉산문화회관 기획 전시 정은주전

정은주 작
정은주 작 '테트리스'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은 '기억공작소' 기획을 통해 어느샌가 기대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새하얀 벽을 가진 사각형의 공간은 작가들이 상상력을 구현할 수 있는 특색있는 공간이 된 것.

올해 마지막 기획 전시로 작가 정은주의 전시가 2012년 1월 8일까지 열린다. 작가가 선택한 아이템은 게임 '테트리스'.

"언젠가부터 테트리스를 주제로 작업을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 게임 속 테트리스는 평면적으로 움직이지만 나의 테트리스는 입체적이지만 고정된 형태들을 가집니다."

작가는 10여 년간 사각형을 반입체로 구현해오는 작업을 해왔다. 작가는 캔버스와 닮은 사각형태에 매료됐고, 여전히 사각형의 면 작업을 하고 있다.

작가는 테트리스 조각들도 나무로 된 반입체로 만들어 벽에 걸었다. 들쑥날쑥한 면들은 관람객이 움직이는 시점에 따라, 공간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평면작업을 오랜만에 선보인다. 테트리스 게임에 등장하는 형태들을 서로 겹쳐지게 형상화했다. 붉은 계통의 여러 가지 색깔들은 테트리스의 잔상처럼 이미지가 겹쳐진다.

여러 개의 사각형들은 서로 관계를 가지면서 다양한 색과 면으로 나누어진다. 작가는 물감을 뿌려서 작업을 했다. 광택과 무광택, 물의 농도에 의한 겹침의 차이가 도드라진다.

"오랫동안 입체 작품을 해오다 보니, 그것을 평면에 풀어보고 싶었어요."

한편 작가는 전시실의 한쪽 벽면에 테트리스의 이미지를 영상으로 보여준다. 테트리스 특유의 전자음 신호가 들릴 때마다 영상은 바뀐다. 같은 형태지만 색깔이 바뀌는 것에 따라 전혀 다른 영상으로 비친다. 색과 면의 분할에 따라 달라지는 영상의 체험은 재미있다.

오랜만에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은 따뜻한 붉은 계열의 색으로 가득 찼다. 관람객은 그 속에서 게임 테트리스가 예술이 되는 지점을 만날 수 있다. 053)661-3081.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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