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가 좋아야…."
대구경북 아파트 시장에 풍수지리를 부각시킨 '명당 마케팅'이 늘고 있다.
주택의 조망과 입지여건 등 장점을 내세워 집을 판매하는 기존의 마케팅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업지(집터)의 풍수지리적 장점을 부각시키는 분양 판촉 방안을 도입하는 건설사가 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시행사들은 지역민들이 보수성향이 강한데다 오랜 부동산 침체기를 거치면서 투자자들의 지갑이 닫혔고 지역민들의 보수성향을 자극하는 촉매제라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풍수는 예로부터 집터를 정하는 중요한 잣대로서 아파트 입지를 결정할 때도 많은 영향을 끼쳐왔다. 부산의 한 대학교수는 아파트에도 '풍수값'이 존재한다는 논문을 발표, 일반적으로 주택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이외에 배산임수(背山臨水), 동'서사택(東西舍宅), 입수룡(入首龍), 득파론(得破論) 등의 풍수변수 4가지를 도입해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 31개 아파트 1천647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하기도 했다. 그는 풍수적으로 적합한 가구는 그렇지 않은 가구에 비해 평당 평균 36만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업계관계자는 "가족이 살 주택을 결정할 때 지관을 직접 동원해 분양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16일 분양하는 ㈜서한의 펜타힐즈(경산시 중산동)는 '명당'이란 키워드를 대대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펜타힐즈 부지는 과거 제일합섬 자리로 고 이병철 삼성창업주가 한눈에 좋은 터임을 알아보고 그곳에 공장을 세웠다는 설이 있다.
실제로 서한은 펜타힐즈 부지가 명당자리임을 증명하기 위해 저명한 풍수지리 학자(교수)에게 땅을 보인 뒤 풍수지리감결서까지 받았다. 오늘의 삼성을 있게한 터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감결서에 따르면 펜타힐즈 중산지구는 성암산 지류의 여맥 기운과 재물을 뜻하는 코끼리 형상 등으로 펜타힐즈 자리는 건강과 자녀 교육, 재물 복을 가져 온다고 적혀 있다.
펜타힐즈는 구 새한 경산공장 부지에 조성되며, 문화, 자연, 교육, 생활, 비전 5대 가치를 담는 도시 브랜드를 강조하고 있다. 서한은 "서한 아파트부지는 지자기분석과 함께 풍수지리 등으로 명당임을 학문적,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말했다. 화성산업이 분양 중인 화성파크드림 경산 사동2지구도 터를 정한 뒤 풍수지리학자에게 현장 답사와 자문을 하기도 했다.
동구 이시아폴리스 성공적인 1, 2차 단지 분양에 이어 3차까지도 90%에 가까운 분양률을 보이고 있는 포스코 건설 역시 명당 덕을 톡톡히 봤다.
팔공산 자락인데다 대통령까지 배출한 기운이 스며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성공적인 분양의 한 요건으로 꼽혔을 정도다. 화성산업 주정수 팀장은 "VIP 고객일수록 풍수지리를 꼼꼼히 따지는 분들이 많다"며 "특히 지역의 경우 보수적인 성향의 고객들이 많기 때문에 풍수지리 등을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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