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故 박태준 회장 석면 피해자"…환경단체 발병원인 성명

"현장 근로자 역학조사를"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포항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14일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사망원인이 석면노출에 의한 폐질환으로 밝혀졌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환경단체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박 명예회장의 주치의인 장준 연세대 세브란스 호흡기내과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박 명예회장은 오래전 석면에 노출됐고, 2001년 석면질환의 일종인 흉막섬유종 수술을 받았으며 최근 호흡곤란이 와 폐절제수술을 받았지만 급성폐손상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석면질환에 대해 연구해 온 백도명 서울대보건대학원 원장(산업의학 전문의)은 박 명예회장의 사망원인에 대해 "고인의 병변은 흉막의 섬유화, 폐실질 조직의 석회화를 동반한 섬유화, 그리고 석면섬유 등이 보이는 조직소견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전형적인 석면폐 및 석면 관련 흉막반 등의 진단과 부합하는 소견"이라고 말했다.

백 원장은 "결국 고인은 흉막 및 폐의 섬유화가 동반되는 석면 관련 질환의 진행으로 사망에 이르렀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이와 관련,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서울대보건대학원은 공동조사를 거쳐 지난 2월 발표한 자료에서 포스코는 쇳물의 흐름에 유연성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안동소재 2곳의 사문석광산에서 생산된 부원료인 사문석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포항제철소는 1980년부터 32년 동안, 광양제철소는 1985년부터 27년간 모두 450만t 이상의 사문석을 사용했다는 것.

환경단체들은 이들 광산 2곳에서 생산된 사문석에는 백석면과 액티놀라이트의 2종류 석면이 미량에서 100%원석 수준까지 함유돼 있었다고 주장했으며, 포스코는 사문석에서 석면이 함유돼 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되자 즉각 사문석 사용을 중단한 바 있다.

환경단체들은 "관리직의 박 명예회장이 석면질환에 걸릴 정도라면 직접 석면 사문석이나 석면제품을 다루는 현장노동자들은 훨씬 높은 농도의 석면에 오랫동안 노출돼 석면질환의 발병위험이 더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포스코는 관리직을 포함해 전·현직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석면질환 여부에 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피해대책을 세우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석면 사문석의 생산과 운송과정에 관여한 작업자들에 대한 역학조사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항'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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