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與 '갈등봉합'의총..박근혜 2년7개월만에 참석

의총 이후 상임전국위 개최..'박근혜 비대위' 급물살

재창당 논란으로 탈당 사태에 휩싸인 한나라당이 15일 오전 개최한 의원총회는 '갈등 봉합'을 위한 자리였다.

이날 의총은 전날 박근혜 전 대표와 쇄신파가 회동을 통해 '재창당을 뛰어넘는 변화'에 공감대를 이룬 직후 서둘러 소집됐다.

'박근혜 비대위' 출범을 위한 상임전국위가 오전 11시로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의총은 이례적으로 오전 8시부터 시작됐다.

특히 재창당 논란 과정에서 '불통'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받은 박근혜 전 대표는 전날 쇄신파와 약속한 대로 의총에 참석했다.

박 전 대표는 국회 본관에 들어설 때 통상 1층 현관을 이용하던 것과 달리 이날 의총장과 가까운 2층 정현문으로 입장했다. 박 전 대표의 의총 참석은 지난 2009년 5월 이후 2년7개월만이다.

또한 국회 본관 안에서 비서실장격인 이학재 의원만이 박 전 대표를 맞았고,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을 비롯한 다른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은 의총장을 지키는 등 '의전'도 사뭇 다른 모양새였다.

카키색 정장 차림의 박 전 대표는 전날 쇄신파와의 회동 및 의총 전망 등에 대한 질문에 "어제 다 얘기했다", "우선 참석해 보겠다"는 짤막한 답변만 남긴 채 의총장으로 들어섰다.

박 전 대표가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의총장 내 중앙통로로 향하자 통로 주변의 의원들이 악수를 청했고, 반갑게 악수한 박 전 대표는 "어디 앉아요"라며 둘러보다 앞쪽 세번째 줄에 자리했다.

이후 몇몇 의원은 박 전 대표를 찾아 악수하는 등 오랜만에 의총장을 찾은 박 전 대표를 반겼다. 박 전 대표는 인사말을 한 황 원내대표가 '쇄신파'를 '소신파'로 잘못 말하자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어제까지 먹구름과 폭풍이 몰아쳤지만, 큰 희망, 우리는 하나다,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뭔가 모를 실체를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탈당까지 불러오는 극한 충돌 속에서 열린 지난 12, 13일 의총 때와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의총장에 들어서는 의원들도 전날 박 전 대표와 쇄신파의 회동 결과에 무게를 실었다.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했던 정몽준 전 대표는 "정치는 기본적으로 만나는 것"이라며 "(회동이) 잘 됐다고 생각하며 다행이다"고 밝혔다.

탈당 가능성을 내비쳤던 쇄신파 권영진 의원은 "새롭게 가는 시작으로, 재창당을 뛰어넘는 변화를 위해 자기희생 노력이 필요하며, 더 많은 제물이 필요할 수 있다"며 "지금은 탈당을 다시 언급할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친박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잘 됐다", "서로 오해가 풀어진 것은 좋은 일 아니냐"는 긍정 평가가 이어졌다.

다만 쇄신파인 원희룡 의원은 "'재창당을 포함하는 쇄신'이나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이나 수식어 빼고 내용상 뭐가 달라졌느냐"며 "어제(14일) 회동에 지나친 의미가 부여되고 박 전 대표가 만나준데 대해 감읍하는 분위기로 가서는 안된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원 의원은 "당의 가치관·국정기조·운영행태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을 '재창당'이라는 세글자로 표현한 것인데, 당명 개정을 재창당이라고 하는 것은 의미를 왜곡하는 것"이라며 "당 안팎의 거당적 논의를 거쳐 쇄신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해 비공개로 전환된 의총이 순탄치만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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