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후 고3 교실..올해도 여전히 파행수업
방학이 2주 넘게 남았지만 고3 학생의 수업은 올해도 예년처럼 파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교동의 입시전문 미술학원 주변에서 미대 실기 시험을 준비하는 고3 학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아침에 등교 대신 미술학원으로 출석한다.
일주일에 한두번 정기적으로 학교에 들러 학원 출석부를 담임교사에게 제출해 생활기록부상 불이익이 적은 기타결석 처리를 받는다.
일부 교사는 학생이 학원에 출석체크를 할 때마다 학부모에게 전달되는 문자서비스를 받아보는 경우도 있다.
학교에서 공공연하게 학생들의 '학원등교'를 인정하는 셈이다.
실제로 수원시 A고등학교 고3 학생 가운데 미술, 음악, 무용 등 예체능을 전공하는 학생 27명 전원은 기말고사가 끝난 지난달 21일부터 주당 2차례만 학교에 가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실기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계속 붙잡아 둘 수는 없다"며 "학생들이 입시를 위해 학원이나 기타 맞춤식 교육을 받는 것이라면 인정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B고등학교의 고3 학생 일부는 수시전형 논술, 면접 등을 준비하느라 수능이 끝나고 논술면접 때까지 2주가량을 아예 등교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입시준비를 했다.
학교는 학생들의 상황을 고려해 결석처리하지 않았다.
그나마 교실에서 자리를 지킨 학생들도 정규 시간표와 관계없이 TV나 영화를 시청하거나 운전면허 시험 준비, 축구 등으로 수업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자연스레 고3 학생들의 생활지도는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다.
수원시 C고등학교 고3 부장교사는 "학생들의 생활태도가 수능전후에 완전히 달라진다. 일부 학생들은 퍼머를 하거나 버젓이 교내나 주변에서 담배를 피운다"면서 "수능이 끝났다고 교사와의 관계도 끝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걱정했다.
최근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고양시 ㅇㅇ고3학생들 민폐신고'라는 글이 올라와 "ㅇㅇ고 3학년생들 왜 학교 안가나요. 집 앞에서 담배피고 침뱉고 난리에 죽겠습니다. 수능끝나면 인생끝입니까"며 고3학생들의 지도를 강화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선 교사들은 수능 후 고3 교실 파행수업에 대해 현실적인 상황이 반영된 교과부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고3 부장교사는 "교과부에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고3 학생들에 한해 수업 일수와 시수를 줄이는 방법을 동원해 파행을 막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학교가 저지르는 불법적인 관행을 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교사는 "수능이 끝나고 바로 겨울방학에 들어가는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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