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홈런볼 잡아라…외야석 경쟁 벌써부터 뜨겁다

내년 프로야구 경기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자리는?

아마 홈런 공을 잡을 수 있는 외야석이 아닐까 싶다. 거포들의 귀환이 내년 시즌 프로야구 경기장의 풍경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내년 시즌에는 나란히 일본에서 복귀한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삼성)과 2008년 홈런왕 김태균(한화)이 올 시즌 홈런왕 최형우(삼성) 등과 신구 홈런왕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이승엽이다. 내년 서른여섯이 되는 그는 전성기를 지났다는 평가지만 여전히 국내를 대표하는 홈런의 대명사다. 이승엽은 2003년 56개의 아치를 그려 아시아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1995년 입단 후 2003년까지 국내에서 뛴 9년 동안 통산 324개 홈런을 때려내 일본 진출 8년의 공백에도 역대 통산 홈런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8개의 홈런만 보태면 양준혁(은퇴)이 보유한 국내 최다홈런(351개) 기록을 넘어선다.

또 이승엽은 국내에서 9년 동안 5차례 홈런왕(1997년 32개, 1999년 54개, 2001년 39개, 2002년 47개, 2003년 56개)에 올랐다. 2년에 한 번은 홈런왕에 오른 셈이다. 일본 진출 후엔 8년 동안 159개의 공을 펜스 너머로 보내 한 해 평균 20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이승엽이 국내를 비운 후 40홈런 이상을 친 선수는 오릭스로 이적한 롯데 이대호(44개'2010년)가 유일했다.

김태균 역시 유력한 홈런왕 후보다. 친정팀 한화가 국내 최고인 연봉 15억원을 베팅한 것은 그의 거포 본능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김태균은 12일 가진 한화 입단식서 "홈런왕은 모든 선수들이 도전하고 싶은 타이틀이다. 승엽이 형이랑 경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영광이다. 나도 꼭 홈런왕을 하고 싶다. 승엽이 형과 좋은 경쟁을 할 것이며 밀리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홈런왕 타이틀에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김태균이 홈런왕에 오른 건 한 차례(2008년 31개)뿐이지만 서른의 젊음이 관록의 이승엽과의 경쟁무기다. 지난해 일본에서 21개의 홈런을 쳤다. 올해는 허리 부상 등으로 거의 뛰지 못했지만 현재 몸 상태는 정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선수 모두 최근 일본프로야구서 부진했던 모습을 씻어내고 재도약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러나 올 시즌 홈런왕(30개)으로 구관들의 도전을 받는 최형우 역시 물러설 기색이 없다. 최형우는 "내년엔 40홈런에 도전하겠다"며 홈런왕 2연패는 물론 국내 홈런왕의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들이 떠나 있는 사이 한국투수들의 수준이 높아졌고, 국내 무대 실전 감각은 최형우가 앞선다. 더욱이 방출의 아픔 후 복귀한 최형우는 2008년 19개, 2009년 23개, 2010년 24개로 조금씩 홈런 수를 늘렸고, 올해는 30홈런 고지를 밟아 상승세다.

2003년 이승엽(56개)과 심정수(53개)가 펼쳤던 역대 최고의 홈런 레이스가 내년 시즌 재연될 지 주목된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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