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축이 내 적성에 '딱'…그냥 일을 사랑할 뿐

승효상 씨와 점심식사를 한 뒤 매일신문사 건물 내 커피숍에서 차 한 잔 하면서 직문직답 형태의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그는 주저없이 대답했다.

-좌우명이나 명언 한마디.

▶스승이자 멘토인 김수근 선생은 '이성(여자)과 돈은 쫓아갈수록 도망간다'는 일대 명언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살아보니 실제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여성은 아내 최덕주뿐입니다. 돈은 쫓아가려니, 제 삶이 더 힘듭니다. 그냥 일을 사랑합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개인 재산은 사실 별로 없습니다.

-지금이 인생의 전성기인가.

▶브라질리아를 건축설계한 오스카니마이어라는 건축가는 올해 105세인데도 활발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보통 70세쯤 되는 나이에 세계적인 걸작 건축물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전 이제 환갑을 지났으며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꽃 필 때가 아닌가 여깁니다. 더 많은 영감을 받기 위해 지금도 청년의 마음으로 노력합니다.

-건축의 본질은 무엇인가.

▶건물의 형태에 있지 않습니다. 공간에 있습니다. 건물을 어떻게 예쁘게 짓느냐가 아니라 공간을 어떻게 아름답게 조직하느냐에 건축의 생명이 달려 있습니다. 저는 그 공간에서, 공간을 통해서 사는 인간들이 빚어내는 풍경을 주목합니다. 사람 냄새 풍기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원래 꿈이 무엇이었나.

▶신학을 공부하려 했습니다. 독실한 기독교인이었지만 부모는 제가 목회자가 되는 것을 완곡히 반대했고, 누나가 건축이 제 적성에 맞는것 같다고 조언을 해줬습니다. 누나는 선견지명으로 지금의 건축가 승효상을 내다본 것이 맞겠지요?(하하하) 어릴 때 부터 그림을 잘 그렸으니 건축가가 제 적성에 딱 맞습니다.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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