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 영화를 보자] EBS 한국영화특선 '인정사정 볼 것 없다' 18일 오후 11시

예기치 않은 소나기가 몰아치는 도심 한복판에서 잔인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마약 거래를 둘러싼 조직의 암투가 개입했다는 단서를 잡은 서부경찰서 강력반에 비상이 걸린다. 베테랑 우 형사(박중훈 분)와 파트너 김 형사(장동건 분) 등 서부서의 7인은 잠복근무 도중 사건에 가담한 짱구(박상면 분)와 영배(안재모 분)를 검거, 사건의 주범이 장성민(안성기 분)이라는 사실을 알아내지만, 이 신출귀몰한 범인은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마침내 형사들은 장성민의 여자 김주연(최지우 분)의 집을 무단으로 습격하고 포위망을 좁혀나가는데. 변장술의 대가인 도망자와 끈질긴 추적자의 목숨을 건 승부는 안갯속의 미로, 달리는 기차, 비오는 폐광을 배경으로 숨가쁘게 전개된다.

이 영화는 이명세 감독이 1996년 가을 3개월 동안 인천 서부경찰서 강력반 형사들과 동고동락하면서 보고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1957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난 이 감독은 서울예전(현 서울예술대) 영화과를 나온 뒤 1988년 '개그맨' 연출했고 1991년 '나의 사랑 나의 신부'로 아태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1993년 '첫사랑'으로 청룡영화제 각본상과 아태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고 1995년 '남자는 괴로워'와 1996년 '지독한 사랑'을 연출했다. 2005년에는 '형사 Duelist'로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는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이 영화는 당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탈주범 신창원의 도주 행각과 맞물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총 제작비 26억원을 투자하고, 22만 달러에 프랑스로 수출되기도 했다. 제20회 청룡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남우조연상과 제37회 대종상영화제 촬영상을 수상하였고, 제2회 도빌 아시아영화제에서 대상인 에르메스상을 받았다. 또한, 캐나다 밴쿠버영화제, 영국 런던영화제, 미국 선댄스영화제에 초청받았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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