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수억원에 이르는 대구 보훈병원의 수익사업 운영을 두고 보훈단체 간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보훈병원의 수익사업 대부분을 위탁 운영해 온 상이군경회를 상대로 특수임무유공자회와 고엽제전우회 등 신생 보훈단체들이 수익사업의 배분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대구 및 경북지부와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대구, 경북지부 등 4개 보훈단체 회원 100여 명은 16일 오후 보훈병원과 상이군경회 대구, 경북도지부 사무실 등 3곳에서 '보훈병원 수의계약 재검토'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보훈병원 수익사업은 상이군경회와 다른 보훈단체들이 협의를 통해 배분해야 하는데도 상이군경회가 일방적으로 독점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 4개 단체는 "상이군경회가 보훈병원 내 장례식장과 세탁, 경비, 식당, 청소, 장례용품 납품 등 6개 수익사업을 독점 운영하면서 연간 8억원 이상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상이군경회가 운영하는 장례식장 접견실 5곳 중 1곳의 수익금을 배분해달라"고 주장했다. 현재 4개 단체는 보훈병원 장례식장에 제단용 꽃과 조화 납품 등으로 월 900만~1천100만원의 수익을 내고 있다. 특수임무유공자회 관계자는 "장례식장 접견실 1곳만 해도 연간 7천만~8천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운영난이 크게 해소된다"며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매주 집회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상이군경회는 "터무니없는 요구"라는 입장이다. 법적으로 상이군경회가 보훈병원 운영과 관련한 수의계약을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고, 이미 지난해 보훈단체들 간에 6개월 이상 협의를 거쳐 배분을 했는데도 이제 와 더 내놓으라고 요구한다는 것. 또한 형편이 어려운 신생단체들을 위해 연간 4천800만원을 내놓겠다는 제안까지 했다는 게 상이군경회의 주장이다.
상이군경회 대구시지부 관계자는 "수의계약을 통해 상이군경회가 수익사업을 위탁운영하는 것은 법적, 제도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며 "신생 보훈단체들이 새로운 수익사업을 한다면 상이군경회가 물심양면으로 도울 것"이라고 했다.
대구 보훈병원 장례식장은 지난 2000년 7월부터 상이군경회 대구, 경북도지부가 수탁받아 운영해왔다. 2009년 특수임무유공자회와 고엽제전우회 등도 수익사업이 가능해지면서 상이군경회와 이들 신생 보훈단체 간에 수익사업의 배분을 두고 대립해왔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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