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다. 하지만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잦은 송년회 등으로 술에 찌들고 시간에 쫓기는 것이 현실이다. 이럴 때 짬을 내서 고즈넉한 산사를 찾아보면 어떨까.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를 떠나 한 해의 묵은 때를 벗고 내년의 희망을 새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대구경북을 비롯해 전국의 주요 사찰에서 연말연시를 맞아 '해맞이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동화사는 해맞이 템플스테이를 31일부터 1월 1일까지 1박2일 과정으로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에 참석하면 밤 11시부터 타종법회와 타종식을 참관할 수 있다. 타종식 때는 직접 종을 쳐볼 수 있는 체험행사도 있다. 이와 함께 소원지 작성도 이뤄진다. 타종식 이후 거의 밤을 샌 뒤 새벽예불과 아침공양(떡국), 명상과 참선 등으로 이어진다. 해돋이를 앞두고 약사암 산행도 준비돼 있다. 동화사 템플스테이 담당 홍현화(50) 보살은 "종교와 상관없이 가족까리 새해맞이를 위해 많이 찾는다. 바닷가에서 보내는 해돋이 행사와 달리 조용하게 1년을 정리하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어 인기가 많다"고 했다.
은해사(영천) 또한 같은 기간에 템플스테이를 연다. 저녁에 108배 참회를 하고 밤 10시 이후 경내에서 통기타, 스님 사물(범종, 법고, 운판, 목어) 등으로 짜여진 조촐한 음악회에 참가할 수 있다. 소원지는 미리 작성해서 타종식 때 단지에 담아서 1년 동안 보관을 한다. 타종식 직후 참가자들은 띠양초를 들고 탑돌이 행사도 갖는다. 다음날 아침 떡국 공양을 한 뒤 중암암으로 해맞이 산행도 예정돼 있다.
직지사(김천)는 다른 사찰과 달리 수행형 중심으로 같은 기간에 템플스테이가 열린다. 저녁예불을 마치고 1년을 참회하고 되돌아본다는 의미에서 1080배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또 해맞이 행사를 마친 뒤 일주문에서 대웅전까지 '3보1배'도 갖는다. 이와 함께 동안거 체험 행사도 열린다. 1월 3일부터 7일까지 청소년 동안거 체험이 있고 이어 1월 10일부터 14일까지 어린이 동안거 체험이 예정돼 있다. 이 체험행사에는 108배와 예불은 물론, 아이들 수준에 맞춰 반야심경 사경, 108염주 만들기, 명상, 만다라 그리기, 연등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골굴사(경주)는 같은 기간에 해맞이 템플스테이를 진행하는데 선무도 본산이니만큼 선무도 프로그램이 들어간다. 저녁예불 후 선무도 수련을 1시간 30분 정도 하고 희망자에 한해서 1080배 기도 정진이 있다. 다음날 아침 인근 감포 바다에 가서 해맞이 새해소원빌기 행사를 열고 이후 선무도 공연 관람을 한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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